인천문인협회 김학균회장은 요즘 협회 사무실에만 들어서면 가슴이 설렌
다. 인천·경기 문학의 과거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책들이 사무실에 수
북하게 쌓였기 때문이다.
인천문인협회는 최근 언론인 겸 시인인 고(故) 이석인(李錫寅)씨 미망인
김순옥(56)씨로 부터 고인이 소장하던 1천800여권의 도서를 기증받았다. 타
계 문인의 도서기증은 인천문협 50여년 역사에서 처음있는 일.
특히 기증도서는 1967년 11월 발간된 '월간 경기' 12월 창간호와 1969년
7월의 '경기교육' 창간호, 76년 12월에 나온 '경기문예' 창간호 등 지역 문
학사를 연구할 수 있는 희귀도서에서부터 1969년 11월 발간된 '월간문학'
창간호 등 중앙 문단의 역사를 간직한 중요 도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
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월간 경기'는 당시 중구 신포동에 있던 경기일보사가 발행한 인천·경기
지역의 종합소식지였다. 창간호는 100원에 판매됐으며 표지 제자(題字)는
우초 장인식 선생이 썼다. 동정 박세림 선생이 쓴 '경기교육'의 표지제자
도 볼거리.
또 경기도 시절 도내 유일한 문예지를 표방하며 발간한 '경기문예' 창간
호는 인천·경기지역의 문학수준을 가늠케 하는 소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문협이 낸 '월간 문학' 창간호엔 당시 우리나라 최고 문인들의 글이
실려 있다. 양주동·박경리·정을병·백철·조지훈·이은상·신석초·박두
진·김춘수·김남조·신동엽·구상·서정주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 작
가들의 숨결이 담겨 있다.
인천문협에선 이번 도서기증을 계기로 지역 원로 문인들이 타계할 경우
유족들과 협의해 고인의 소장도서를 기증받아 자료전시회를 열 방침도 세웠
다.
고 이석인씨는 1943년 황해도 연백에서 출생, 인천고를 졸업한 뒤 홍익
대 미술학부를 중퇴했으며, 60·70년대 인천신문과 경기일보 기자를 거쳐
인천문협 회장을 역임했다. 1970년 시집 '산우가' 발간을 시작으로 '나무
생각' '고치 속의 잠' '치통' 등의 시집을 냈으며, 지난 87년엔 제6회 인천
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90년대 서울신문사와 동아일보사에서 근무했던 고인
은 97년 타계했다.
김학균 회장은 “기증된 책들은 지역문화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의미를 갖
게 됨은 물론 활동중인 문인들에겐 빛바랜 책 속에서 지난 역사를 살펴보
며 나름대로 뜻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도 언론인.시인이었던 故이석인씨
입력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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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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