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강력범죄 상당수가 귀갓길에서 발생하면서 버스 노선 신설과 증차에 대한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오후 수원시 금곡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귀갓길에 오르고 있다. /하태황기자
살인·납치등 끊이지 않는데
어둠 속 수백m 거리 걷기도
취약지 다녀야 할 대중교통
경영난 이유 노선연장 난색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강력 범죄 상당수가 밤늦은 시간, 귀가하는 학생과 주부들이 대상이 되고 있다.

범죄 취약지역에 운행해야 할 대중교통은 경영난을 이유로 노선연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고 마을버스를 추가로 배치하겠다던 경기도내 지자체는 말만 무성할뿐 아직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의 대책을 기다리던 주민들은 지금도 버스 정류장에서 어두운 밤길을 걸어 귀가하는 등 범죄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9월 하남에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던 여고생 A(17)양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양은 정류장과 150여 m 떨어진 육교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사고를 당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1㎞ 가량 떨어져 있었다.

앞서 지난 5월 화성에서는 여대생 B(20)씨가 납치를 당할 뻔한 사건이 일어났다. B양을 폭행하며 어디론가 끌고가려던 괴한은 B양의 강력한 저항에 결국 달아났고,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버스정류장에서 B양의 집까지 거리는 500m가 넘는데다 주변이 온통 논밭이라 인적이 드물어 B양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경기도내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버스 노선 신설과 증차를 요구하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버스업체들은 증차나 노선연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렇다보니 경기도는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안전총괄담당관실을 신설, 도민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함께 도내 25개 시·군에서도 안전총괄 전담부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에 소재한 대학에 다니는 주모(27·여)씨는 "주변지역 개발로 인해 정류장이 계속 학교에서 더 멀어지고 있으며, 시간이 늦을수록 배차시간이 길어져 30~40분을 기다린 적도 있다"며 "이곳은 온통 여대생뿐인데 밤이 되면 너무나 위험한 곳"이라고 토로했다.

도 관계자는 "10년내 31개 시군을 'WHO 국제안전도시'로 만들 계획으로 있다"며 "최근 안양시와 시흥시는 생활안전지도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는 등 점차 도내가 안전한 지역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선미·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