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첫 화장장 건립 후보지 2곳이 5일 발표됨으로써 앞으로 최종 후
보지 선정을 위한 해당지역 주민 설득문제가 최대 과제로떠올랐다.
시커만 연기와 불쾌한 냄새, 자주 보이는 운구차 등 지금까지 화장장의
모습은주변 주민들에게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어서 화장률 99%를 자랑하는
일본에서도 화장장 건립을 둘러싼 마찰이 적지않았다.
실제 일본에서도 화장장은 ‘성가심, 폐’ 등으로 해석되는 ‘메이와쿠
(迷惑)’로통용, 우리말의 ‘혐오시설’과 비슷한 의미로 비쳐지고 있다.
이때문에 요코하마(橫浜) 외곽의 남부(南部) 화장장은 84년부터 5년여간 주
민설득작업을 진행한 끝에 89년에야 착공할 수 있었다.
도심과 많이 떨어진 지역임에도 이곳 주민들은 현재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과 비슷한 교통문제 등을 제기하며 화장장 건립에 반대했다. 그러
나 요코하마 시당국은 화장장 건립을 위해 주민자치회와 긴밀한 대화를 계
속했다.
시당국은 탈취, 집진기 등 최첨단 시설과 함께 대리석 바닥, 자연채광설
비 등호텔을 연상케 하는 고급 마감재, 쾌적한 주변 공원조성 등을 약속하
며 끈기있게 주민들을 설득해 나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민들도 시측에
매년 정기적으로 보고회를 열도록 하는 등대화에 협조, ‘내 뒷마당에는 무
슨 일이 있어도 안된다’는 식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는 것.
스기야마 겐(杉山元.58) 화장장 소장은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하는 데
는 이견이 없었던 만큼 시당국과 주민 모두 합의점을 찾는데 최선을 다했
다”며 “교외에 들어선 것도 거주인구가 적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화장장
시설을 지역별로 적절히 배분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당국은 화장장 건립에 협조한 시민들을 위해 타지역 시민보다 10배 가
량 할인된 사용료를 정하고 화장장 운영도 복지회에 위탁, 저소득 주민에
게 고용혜택을 줄수 있도록 했다.
지난 92년 지어진 나리타(成田) 국제공항 인근의 야쓰토미나리타(八富成
田) 화장장 건립 사례는 화장장 건립을 위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기초자
치단체간 상호협력의 모델이 되고 있다.
즉 나리타시, 야치마타(八街)시(市), 도미사토(富里)정(町) 등 치바(千
葉)현(縣)내 3개 기초지자체는 치바현과는 관계 없이 자발적으로 화장장을
공동건립, 3곳 시민들이 공동이용은 물론 운영예산도 분담하는 등 상호 협
조체제를 유지했다.
이 곳도 건립과정에서 주민반발이 있었지만 해당 자치단체들은 화장장 주
변에체육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등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주민들에게 운
영을 위탁,수익을 돌려줌으로써 화장장 건립에 따른 갈등을 해소했다.
이곳에는 현재 주민 30명이 고용돼 한해 6억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
다. 오가와 시게노리(小川惠訓.60) 소장은 “화장장 건립에 앞서 주민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며 “시의원들도 오히려 시당국을 이해하고 자발적
으로 주민설득에 나서 는 등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건립과정을 소개했
다.
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박복순 사무총장은 “일본의 높은 화장률과 2
천여개에달하는 화장장 시설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자치단체와 주민간의 대
화, 자치단체간 협조 등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9일 최종 후보지가 결정되면 보상 절차에 앞서 공청회를
비롯해주민을 위한 복지.편익시설의 건립, 주변개발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
브로 주민 설득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연합>연합>
화장장 후보지 주민설득 일본사례
입력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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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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