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목 특수, 아 옛날이여!'

고3 조카의 수능 선물을 사러 근처 편의점에 들른 직장인 강보라(30·여)씨는 수능선물 대신 빼빼로 선물세트를 사야 했다. 엿이나 찹쌀떡·초콜릿 등 다양한 수능선물들이 진열돼 있을거라 예상했지만 정작 11일 빼빼로데이 선물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편의점 직원은 수능 선물을 사는 손님들이 적어 아예 비치조차 않고 있다"며 "생각해보니 예전과 달리 올해는 수능을 챙기는 사람들도 없고 유통업계의 수능 이벤트도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수능시험을 앞두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유통업계가 들썩였지만 수시모집의 확대와 빼빼로데이 등의 여파로 올해 수능 열기는 시들해졌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1·2차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정시모집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달라진 입시 분위기에 유통업계는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마트는 개점 20주년 행사와 다음주에 있을 빼빼로데이 행사를 준비하느라 수능과 관련한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도 행운의 네잎클로버 판매와 수험표 할인 행사 외에 지점에서 매년 특별하게 준비하던 수능 이벤트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갤러리아 수원점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수능과 관련해 실질적인 매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수능보다 대중적인 빼빼로데이의 매출이 훨씬 좋기 때문에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마케팅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