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의 온라인게임에 빠져든 어린이들이 친구의 아이디를 도용해 게
임을 하거나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과 무기를 훔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
자신도 모르게 범죄로 빠져들고 있다.
　게임회사들은 그러나 게임동호인과 동시접속자들이 너무 많아 이같은 문
제들이 발생해도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부모를 졸라 '바람의 나라'라는 유료게임에 등록한 이모(12·수
원시 팔달구 매탄동)군은 3~4차례밖에 게임을 즐기지 못했는데도 매달 정보
이용료 명목으로 13만원 이상의 전화요금이 나와 부모로부터 심한 꾸중을
들었다.
　부모들이 확인한 결과 이군의 친구인 강모(12)군이 이군의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도용해 게임을 하다 다른 친구들에게 빌려줬고, 또다른 친구인 김모
(12)군 등이 임의로 아이디의 비밀번호를 수정하면서 게임을 즐긴 사실이
확인됐다.
　이군의 어머니 박모(40)씨는 “한달 전화요금이 13만원에서 15만원, 17만
원까지 나와 견딜 수가 없었다”며 “경찰에 고발할까 생각했지만 어린애들
을 전과자 만드는것 같아 참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신모(13·수원시 팔달구 매탄동)군은 지난달 초 같은
반 친구인 이모(12)군이 '리니지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보채는 통에 자신
의 아이디를 빌려줬다가 2주일 후 3개월동안 모았던 아이템과 무기가 몽땅
사라져 버리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신군은 “믿었던 친구가 내 아이디를 도용해 아이템을 모두 빼간 것이 틀
림없다”며 “함께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끼리 이렇게 서로의 아이디나 아이
템을 훔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소년상담실 유순덕(41)상담부장은 “돈이나 물건을 훔치는 것에
대해서는 도둑질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이버 상에서는 이같은 인식이 희
박하다”며 “부모조차 이같은 일들이 범죄행위인 줄을 모르는 만큼 사회
와 학교에서 부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
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