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유방·부인암 등 급증
남성암 증가율보다 1.5배 ↑
한국女 셋중 한명 발병 위험
신체변화 탓 치료후 우울증
# 여성 맞춤병원으로 도약
기존 3개 관련 클리닉 통합
성형·정신건강의학도 연계
치료에만 집중할 환경 조성
음악·웃음요법도 함께 진행
환자사생활은 엄격히 보호
여성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등록 통계 등에 따르면 최근 갑상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암은 남성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여성이 평균수명(84세)까지 생존할 경우 3명 중 1명은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성암 환자의 증가는 여성성 상실에 따른 우울증 발생이나 출산문제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주고 있다.
이에 가천대 길병원은 기존에 운영하던 각각의 여성암관련 클리닉을 '여성암센터'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여성암 환자가 진단부터 치료, 재활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토털케어'를 제공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암으로는 갑상선암, 유방암, 부인암(자궁암, 난소암)이 있다. 3개 암은 전 여성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궁경부암의 전단계인 상피암까지 포함한다면 70% 이상을 차지한다.
갑상선암은 여성암 발병률 1위다. 보건복지부 등의 통계를 보면 여성암 환자의 30% 정도가 갑상선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인 것은 한국인에게 발생하는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두상 암이라는 점이다.
유두상암은 치료가 잘 되고 병이 나은 뒤 경과도 좋아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이 99%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유관(유선)과 유엽의 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을 말한다. 유방암이 가장 잘 전이되는 곳은 겨드랑이의 림프질이며 그 밖에 폐, 뼈, 간 및 뇌 등이 잦은 전이 장소다.
유방암이 주위 조직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를 '침윤성암'이라고 부르는데 1~4기 유방암이 여기에 해당된다.
유방암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이 밝혀져 있다. 직계 가족 및 형제자매들에게서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일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유방암은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크다.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단계에서는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유방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자궁경부암은 질과 연결된 자궁경부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돼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성관계를 통해 주로 감염된다.
폐경을 한 이후나 생리기간이 아닌 때에 갑자기 질 출혈이 발생한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관계 후 출혈이 일어나거나 극심한 악취가 있을 때도 자궁경부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생리가 35일 이상 간격으로 발생하거나 7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생리혈의 양이 매우 많은 경우에도 검진을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암 중에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존재한다. HPV 전체를 예방할 수는 없지만 자궁경부암의 70~80%를 차지하는 16형과 18형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나머지 30%정도 HPV는 자궁경부암 검사를 통해 예방해야 한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여성 권장 연령은 9~26세이다. 26세 이후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예방백신보다는 매년 자궁암 검사를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여성암은 젊다고 피해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최근 3년간 국가암통계를 보면 출산기에 있는 30대 여성암 환자가 매년 3만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백서를 보면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20~30대가 약 15%를, 40대가 약 37%를 차지했다.
출산기 여성이 이와 같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은 가정이나 사회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성암의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기존에 운영하던 유방클리닉과 갑상선클리닉, 부인종양클리닉을 '여성암센터'로 통합했다.
여성암센터에서는 주협진, 부협진과와 연계한 1대1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성형외과 전문의는 암진단 초기부터 치료설계과정에서 환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성암환자가 암 진단·치료, 재활과정에서 극심한 심리적 불안감, 우울감 등에 시달린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로 인한 외형적 변화로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센터는 치료전후 여성의 신체 변화와 심리상태를 배려한 운동요법, 외모관리, 식이요법에 대해 교육을 하며 여성암 환자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암종별 전문코디네이터는 환자의 궁금증, 일정관리 등을 도와준다.
시설 또한 여성 암환자를 배려하는 설계가 적용됐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방클리닉은 깨끗하고 편안한 실내 인테리어로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추후 여성암센터 설계에 있어서도 환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품격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설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센터는 최신 진단장비와 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여성암센터는 유방클리닉 이태훈·박흥규·전용순·김관일 교수, 갑상선클리닉 이영돈·정유승·오은미 교수, 부인종양클리닉 박찬용·신진우·이광범·이승호·임소이 교수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갖추고 있다.
또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 암관리사업부에서는 환자교육 및 웰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매월 해피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암세포를 수술·방사선 치료 등으로 없앴다고 해서 암이 완전히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해피니스 프로그램은 암환자들이 길고 고통스러운 암 치료 과정을 잘 견디고, 치료후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학생들이 노래와 악기 연주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요법'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유방 등 외모관리에 대해 설명하는 '암환자 외모관리 시간' ▲웃음치료 강사와 함께 웃고, 율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웃음요법' ▲미술치료 강사와 함께 다양한 미술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아트테라피'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단에 대해 영양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조리전문가에게 건강식 메뉴를 배울 수 있는 요리교실 '쿠킹테라피' 등이 해피니스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흥규 가천대 길병원 여성암센터 소장은 "여성암센터는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 '치료 후 적절한 관리 및 교육', '가족의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는 것이 최상의 치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단순한 환자가 아닌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한 클라이언트를 맞이한다는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암으로부터 여성을 지키고 여성암 환자들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갖고 가정생활이나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