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엔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벼와 무, 배추, 오이, 감자 등이 자
라고 있어요. 농작물이 커가는 모습이 신기해요.”
계양구 부현동초등학교(교장·서강춘)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게 마냥 즐겁
다. 식탁에서만 보던 농작물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학교 뒤쪽 구석에 있는 못쓰는 소각로에 지붕을 얹어 박넝쿨이 오르도록 했
으며, 빈 터엔 조그맣게 논도 만들어 벼를 심었다. 또 도로 쪽 담을 따라
난 화단을 넓혀 밭을 일궜다. 밭엔 무, 배추, 쑥갓, 오이, 참외, 감자, 강
낭콩, 토마토 등에서부터 박, 수세미, 목화, 꽈리, 담배 등 30여종의 농작
물이 자라고 있다.
부현동초교가 농작물을 심은 것은 지난해부터.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한 서
강춘 교장의 집념으로 시작됐다. 인스턴트 식품에 젖은 요즘 학생들이 먹
을 거리가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을 직접 봐야 정서순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교 복도엔 수확물을 전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알밤, 박, 담뱃잎, 고구마, 목화, 호박 등을 연중 볼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운동장을 찾는 동네 주민들도 농작물을 보면서 향수에 젖곤 한
다. 도심 속에서 농촌풍경을 엿볼 수 있는 명소가 된 것이다.
알이 굵은 감자를 직접 수확해 봤다는 공태현(6학년)군은 “처음 해보는 일
이어서인지 신기하고 뿌듯하다”면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자랑
거리가 생겼다고 즐거워했다.
서 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열매만 알지 그 과정은 알지 못한다”며 “그래
서 식탁에 올라오는 농작물이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농촌체험학습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