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엔 시골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벼와 콩 오이 가지 등이 자라
고 있어요. 농작물이 커가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요.”
 인천시 계양구 부현동초등학교(교장·서강춘) 학생들은 학교 가는게 마
냥 즐겁다. 식탁에서만 보던 농작물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직접
보는 재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학교 뒤쪽 구석에 있는 안쓰는 소각로에 지붕을 얹어 박덩굴이 오르도록
했으며 한 평 남짓한 크기로 논을 만들어 벼를 심었다. 또 도로쪽 담을 따
라 난 화단을 넓혀 밭을 삼았다. 밭엔 무우, 배추, 쑥갓, 오이, 참외, 감
자, 강낭콩, 토마토에서부터 박, 수세미, 목화, 꽈리, 엽연초 등 이름도 생
소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30여종의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부현동초등학교가 농작물을 심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한 서강춘 교장의 집념으로 시작됐다. 인스턴트 식품에 젖은 요즘 학생
들이 먹거리가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을 직접 봐야 정서순화에도 도움이 된
다는 게 이유다. 학교복도엔 수확물을 전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계절에따라 알밤, 박, 담뱃잎, 고구마, 목화, 호박 등을 볼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운동장을 찾는 동네 주민들로 이들 농작물을 보면서 향수에 젖곤
한다. 도심속의 농촌풍경을 엿볼 수 있는 명소가 된 것이다.
 알굵은 감자를 직접 수확해 본 6학년 공태현(13)군은 “처음 해보는 일이
어서인지 신기하고 뿌듯했다”면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자랑
거리가 생겼다”고 연방 즐거워했다.
 서강춘 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열매만 알지 그 과정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식탁에 올라오는 농작물이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학생들이 직
접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농촌체험 학습장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