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면적 70% 경기도 속하지만 '주소지는 강원도'
진입로 1㎞ 절반 양평군 관리 절반은 권한 없어 방치
가까운 경기 파출소 대신 40여분 거리 강원 경찰 관할


양평군과 강원도 원주의 경계에 자리잡은 VIP종합레저타운은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구역으로 인해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 어처구니 없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지자체의 이해관계에 얽혀 기형적 행정구역 체제로 방치돼 있는 사이 업체의 운영 전반은 물론 행정·치안 공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위치도 참조

■ 세금은 강원도, 제설작업은 경기도?

= 사업장 소재지는 강원도이지만, 이 시설에 연결되는 유일한 진입로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해 있다. 88번 지방도에서 연결돼 1㎞가량 이어진 이 진입로는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걱정이다.

진입로는 전체 1㎞ 구간중 지방도로부터 이어진 500여m구간까지는 양평군 삼산면 주민들과 함께 사용한다.

이 구간까지는 폭우로 인한 도로 유실은 물론 폭설로 인한 제설작업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도로유실과 제설작업 등 도로 관리 전반을 양평군이 관리·지원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500m구간은 사정이 다르다. 이 구간 역시 경기도이지만, 강원도에 소재한 레저타운 전용 진입로로만 사용돼 양평군의 관리권 밖이다. 때문에 지난 여름 폭우로 도로 곳곳이 유실됐지만, 주민들과 함께 사용하는 구간은 진작 복구가 된 반면, 레저타운 진입로내 유실구간은 아직까지 그대로다.

겨울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원주시에서도, 양평군에서도 제설작업을 해주지 않는데다 자체 제설에 나서려해도 염화칼슘조차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신규 진입로를 만들 수도 없다. 양평군에서 도로 개설을 해주지도, 허가해줄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 가까운 경기 파출소 대신 먼 강원 파출소?

= 치안공백은 더욱 심각하다. 전체 사업장의 70%가 경기도에 속해있고, 30%만 강원도이지만, 이곳 레저타운은 분명 강원도에 주소지를 두고 있어 강원도 원주경찰서 문막파출소 관할이다.

이로 인해 시급한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인근의 양평경찰서 양동파출소가 아닌 원주경찰서 문막파출소가 담당해야 한다.

산술적으로 6.6㎞ 떨어진 양동파출소는 순찰차로 18분 가량 소요되지만, 13㎞ 떨어진 문막파출소에서는 양평군을 거쳐 진입하려면 30~40분이나 소요된다.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신고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 레저타운 전화회선이 경기도에서 연결돼 지역번호 '031'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찰청 '112'신고전화가 전국적으로 통합운영되기 전까지는 경기도 전화회선은 경기경찰청으로 자동연결돼 신고를 해도 관할인 강원경찰청으로 재연결을 해줘 신속한 신고가 어려웠다.

■ 지역 전화 때문에 유령 사무실 운영, 명함주소도 두개

= 시설측은 당초 KT강원도 원주지사에 전화회선을 신청했지만, 레저타운 앞을 가로지르는 삼산천으로 인해 전화회선 연결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로 인해 시설측은 KT양평지사에 전화회선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고, '031'지역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장 소재지가 강원도이기 때문에 강원도 전화회선이 필요했던 업체측은 궁여지책으로 원주시에 빈 사무실을 얻어 강원도 전화회선을 신청한뒤 이곳 레저타운에서 착신을 해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레저타운 조동렬 회장의 명함에는 '양평군 양동면 삼산리 941'과 '원주시 지정면 판대리 643-1' 두개의 사업장 소재지 주소는 물론 전화번호 역시 경기도와 강원도 두개의 번호가 모두 기재돼 있다.

조 회장은 "시군간 경계에 사업장이 위치해 있지만,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못한 꼴이고, 아무런 행정적 지원도 받을 수 없다"며 "말도 안되는 실상을 보고 시군간 협의를 통해 경계조정을 해줄줄 알았는데 선 하나를 다시 긋는게 이렇게 어려운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