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가해자가 주변인일 경우가 많고, 장소 역시 피해자의 생활 동선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성범죄는 피의자들의 '술에 취해서', '우발적으로'라는 변명 아래, 처벌의 테두리를 비껴가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 등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안전장치 등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 밤길이 무서운 여성들
=경찰이 올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내 재개발지구 및 원룸촌 등 성범죄 다발지역 56곳을 '성범죄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해당 구역에서 발생한 성폭행·성추행 범죄는 무려 2천761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산이 18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의정부(164건), 수원남부(162건)·안산단원(162건), 수원중부(148건) 등의 순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가평과 의정부는 인구 1만명당 성범죄가 각각 6.5건, 6.2건이나 된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 경찰력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경찰이 관리하는 성범죄자가 8천70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전담 경찰관은 54명에 불과한 상태다.
■ 사회적 지원도 부족
=강득구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내 성폭력은 지난 2010년 4천137건에서, 2011년 4천819건, 지난해는 5천177건으로 폭증했다.
올해도 지난 9월 말까지 4천134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성폭력 상담 및 피해자 보호 등 이에 대한 지자체의 대책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도내에서 지원기관 등을 통해 성폭력 상담을 받은 사람은 6천540명이었지만, 올해는 9월 말까지 3천653명에 불과하다.
또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시설 연계 등도 지난해 196건에서 올해 9월까지는 43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 도내 42곳에 불과한 성폭력 상담소를 대폭 확충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