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프로배구가 24일로 2013-2014 V리그 1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남자부에서는 지난 시즌의 강팀들이 건재를 과시한 반면 여자부에서는 꼴찌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남자부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모두 7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삼성화재(승점 14)가 선두에 올라있다.

삼성화재는 1라운드 최종전에서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승점 12)을 보기 좋게 3-0으로 완파하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삼성화재는 '월드 리베로'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이적하고 탁월한 리시브 능력을 뽐내던 살림꾼 레프트 석진욱이 은퇴해 수비 조직력에 빈틈을 노출했다.

하지만 걸출한 거포 용병인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쿠바·등록명 레오)와 박철우의 '쌍포'가 든든하게 버텨준 덕에 1라운드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레오는 1라운드 6경기에서 모두 199득점으로 LIG손해보험의 토머스 에드가(호주·222득점)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라있다.

박철우도 79득점으로 이 부문 전체 10위, 국내 선수 가운데서는 5위에 올라 레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코트 위 40년 지기'인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도 명가 재건을 향해 부단히 뛰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터키리그 MVP를 받은 리베르만 아가메즈(28·콜롬비아)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위협하고 있다.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강스파이크와 스피드를 겸비한 아가메즈는 팀 내 공격 점유율 51.5%를 차지하며 팀 공격의 절반을 책임졌다.

공격 성공률 60.08%로 레오(61.67%)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6경기에서 177점을 쌓았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 이후 복귀를 기다리는 토종 주포 문성민이 돌아온다면 삼성화재의 '쌍포'에 쉽사리 우위를 빼앗기지 않을 모양새다.

2010-2011 시즌 이래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대한항공(승점 12)도 1라운드를 3위로 마감, '불안한' 3강 체제를 형성했다.

대한항공은 시즌 개막전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갑작스럽게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해 날벼락을 맞았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영수와 새 외국인 식구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지만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자리였기에 한선수의 입대는 대한항공에 뼈아팠다.

한선수의 공백을 황동일이 얼마나 잘 메우느냐가 '3강 체제' 유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천식 SBS ESPN 해설위원은 "아직은 3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대한항공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선수의 입대 등 대한항공에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삼성화재는 선수 이적과 은퇴로 수비에 구멍이 생긴 데다 새로 영입한 이적생 리베로 이강주가 부진했지만 백업 김강녕이 잘해주고 세터 유광우가 건재하다"며 "하지만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숀 루니가 빠진 우리카드에도 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꼴찌들의 반란이 흥미롭다.

20연패로 여자부 사상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쓰며 최하위로 지난 시즌을 마친 KGC인삼공사(승점 12)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인 IBK기업은행(승점 11)을 제치고 1라운드를 당당히 1위로 마쳤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세터 이재은과 센터 이보람을 데려오고 브라질 출신 조이스 고메스 다 실바(등록명 조이스)를 영입, 공격력을 가다듬었다.

조이스는 득점(142점)과 공격종합(46.91%)에서 3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치며 한국 무대에 빨리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 팀의 선전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을 인삼공사보다 한 단계 높은 5위로 마친 흥국생명(승점 9)도 기업은행에 이어 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박미희 KBSN 해설위원은 "1라운드 초반에는 IBK기업은행이 4연승을 달리는 등 일방적인 경기가 많았는데 중반부터는 치고받고 해서 흥미로워졌다"며 "특히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의 약진이 볼만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흥국생명의 경기 내용이 좋아졌다"며 "인삼공사는 기술적으로도 좋아졌지만 조이스가 제대로 융화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최고"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