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장실 운동은 수원에서 처음 시작됐다. 96년 말 심재덕 수원시장이 불결한 이미지의 화장실을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바꿔보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의외로 호응이 컸다. 한국 화장실 문화협의회등 관련단체가 속속 만들어졌다. 관광객 유치와 홍보 등 한국의 대외이미지를 책임지고 있는 관광공사도 적극 참여했다.
98년에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도 마련됐다. 지금까지 3년동안 관광공사와 월드컵 문화시민 중앙협의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아름다운 화장실"로 뽑혀 상을 받은 숫자가 60곳이 넘는다.
이 운동을 처음 시작한 수원시는 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98년에 화장실 문화담당이라는 직제도 신설했다. 화장실 운동을 총괄하는 사령탑인 셈이다.
미소공(美小空)이란 화장실 전문책자를 발간하는 한국 화장실문화협의회의 본부도 수원에 있다. 수원이 화장실 운동의 메카가 된 것이다.
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든 실적도 압도적이다. 98년부터 지금까지 장안공원의 장안문 화장실을 시작으로 모두 61개 화장실을 만들었거나 추진중이다. 이중에는 광교산 입구에 있는 반딧불이 화장실, 팔달산의 전망좋은 화장실처럼 전국적인 명소로 등장한곳도 다섯군데가 넘는다.
광교산이나 팔달산을 찾는 등산객들이나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화장실에 대해 일단 호의적이다. 음악이 흐르고 그림도 있어 부잣집 거실을 연상시킬만큼 호사스러운(?)데다 전망까지 좋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감탄하고 찬사를 보낸다.
수원에서 시작된 화장실 운동은 이같은 시민들의 반응을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돼 갔다.
강원도는 2003년까지 도내 4만3천여개의 화장실을 개·보수해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 화장실은 최우수 화장실로 선정까지 됐다.
서울은 서기관급을 팀장으로하는 '화장실 수준 향상반"을 만들어 화장실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위한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전주, 울산 등 월드컵 개최도시들도 화장실 전담계를 신설하거나 전담직원을 두고 화장실을 개선하기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소공 편집장인 박윤남(38)씨는 “아름다운 화장실 운동은 악습을 깨트리고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공중시설과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아름다운 화장실운동은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양지 옆에는 음지도 있다. 지나치게 과다한 건축비 문제와 화장실을 사용하는 시민의식의 개선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