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곳중 12곳 WHO 기준초과
고잔 측정소 36㎍/㎥ '최고'
급격한 인구 증가 오염 높여
짙어지는 농도 대책마련 시급


인천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2.5) 성분의 40%가량이 인체에 들어가면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초미세먼지 속에서 폐렴이나 폐암, 진폐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 등의 성분이 다량 검출된 것인데, 전문 연구기관들은 이런 초미세먼지 농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인천에는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주요 시설인 석탄 발전소와 대형 공업단지 등이 밀집돼 있고, 국내 대기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과도 가까운 지리적 특성이 있어 초미세먼지 오염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인천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넘어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대기측정망을 통해 인천지역 주요 지점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14곳 조사 지점 중 12곳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환경기준(25㎍/㎥)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잔 측정소(36㎍/㎥)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다음은 중구 신흥 측정소(35㎍/㎥), 강화 송해 측정소(33㎍/㎥), 남동구 논현 측정소(33㎍/㎥) 등의 순으로 농도가 높게 나왔다.

검단 측정소(31㎍/㎥), 석남 측정소(31㎍/㎥), 동춘 측정소(29㎍/㎥), 연희 측정소(28㎍/㎥), 운서 측정소(28㎍/㎥), 원당 측정소(28㎍/㎥), 송림 측정소(27㎍/㎥), 구월 측정소(26㎍/㎥) 등도 연평균 환경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일반 먼지 속에 포함된 초미세먼지 함량은 평균 55~60% 수준이다. 일반 먼지 속에는 28~35㎍/㎥가량의 초미세먼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건환경연구원은 조사했다.

■ 인천지역 석탄 발전소도 주범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황산염은 석탄 발전소나 산업단지와 같은 대형 공업시설이 몰려 있는 곳에서 자주 검출된다.

인천에는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는 5개의 화력 발전소가 몰려 있고, 이 중 영흥화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은 인천 총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영흥화력이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7·8호기 또한 석탄을 연료로 하고 있어, 온실가스를 포함한 인천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급격한 인구, 자동차 증가도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인천의 인구는 1985년 113만명 수준에서 2012년 288만명까지 늘어났고, 같은 기간 자동차 수도 10만9천대에서 104만3천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중국발 스모그까지 인천에 영향을 미치면서 초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다"며 "봄철에는 황사가, 겨울에는 초미세먼지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