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51)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대회 유치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일(한국시간)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조 추첨식에 참가한 정 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자 축구가 세계 랭킹도 더 높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여자월드컵 유치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은 남자 랭킹이 54위인데 비해 여자는 17위에 올라 있다.
특히 여자는 2010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세계 정상과 기량 차가 남자보다 작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여자 월드컵은 2015년에 캐나다에서 열리고 2019년 대회 개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회를 통해 2017년 20세 이하 남자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정 회장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개최 시기 등을 놓고 말들이 많은데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만일 개최지가 바뀌는 상황까지 간다면 우리도 재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U-20 월드컵 유치를 통해 한국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은 정 회장은 FIFA 클럽 월드컵이 열리는 모로코로 7일 곧바로 떠났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 U-20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소감은.
▲ 사실 우리나라 축구가 너무 성인 대표팀의 월드컵에만 팬들의 관심이 쏠린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유치하면서 현재 중2에서 고1까지 학생 선수들에게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또 이 대회가 유소년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으로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대회 유치까지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 우선 아시아 대표가 되는 것이 첫째 과제였는데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대회 개최를 희망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잘 설득해줬다.
또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10년 월드컵 개최의 인프라와 경험을 앞세워 도전했지만 2016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을 개최하는 쪽으로 양보를 받았다.
멕시코는 2016년이 협회 창립 100주년이라며 대회 개최에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2016년 FIFA 총회 개최를 멕시코에 양보하는 조건으로 2017년 U-20 월드컵 개최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 축구협회장이 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국제 축구계에 상당한 외교력을 발휘했다.
▲ 사실 FIFA 집행위원들은 만나기도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6년간 FIFA에서 활동하면서 쌓아놓은 덕망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정몽준 의원이 FIFA나 AFC에서 직책을 내려놓은 지도 3년이 넘어가고 있어 세계 축구계에 한국의 위상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FIFA나 AFC에서 한국인 집행위원이 한 명도 없다. 다행히 이번 대회 유치를 계기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어느 정도 국제 축구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같다.
-- 올해 1월 축구협회를 맡고 나서 만족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다면.
▲ 무엇보다 이번 U-20 월드컵 유치가 가장 성공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전임 조중연 회장님이나 최강희 감독님이 잘 준비해주신 덕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심판 문제나 유소년 시스템 구축 등의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 이번 U-20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성인 월드컵 개최에 대한 팬들의 소망이 커진 것 같다.
▲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만에 하나 개최지를 변경해야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우리도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신 여자 축구의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여자 월드컵을 한번 유치하고 싶다. 풋살도 축구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 프로팀 구단주와 프로연맹 회장을 거쳤고 현재 축구협회장과 동아시아연맹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앞으로 FIFA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더 중요한 자리를 맡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 FIFA나 AFC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는다면 우리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자리를 맡는다면 물론 좋겠지만 많은 노력과 함께 운도 따라야 한다.
-- 이번 브라질 방문의 성과를 정리한다면.
▲ 2017년 U-20 월드컵 개최를 통해 현재 15세 전후 선수들을 잘 육성해낸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축구가 재도약할 기회를 맞을 것이다. 현재 우리 축구가 프로리그부터 실업, 학교로 이어지지만 아직 뭔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U-20 월드컵 개최로 한국 축구의 기반을 더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끝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 홍명보 감독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후회 없이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우바도르 <브라질> =연합뉴스 브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