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기지의 영종도 이전 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영종도
주민들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고, 인천시와 군당국은 영종도가 적지라
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여론
이 우세하다. 군사시설의 이전문제지만 주민들의 재산적·정신적 피해가 예
상되고 국제공항 주변이 이전대상지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전문가와 주민, 인천시 당국이 미사일기지의 영종도 이전문제
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인천시 도시개발본부 오홍식본부장〉
최근 영공방어시설의 이전사업과 관련 주민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 안
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수도권 서북부의 영공을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 기지는 도시화가 이뤄지
기 이전인 지난 60년대 설치됐다. 이 미사일기지는 인천 지역만을 위한 것
이 아니라 전국민의 공동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시설이다. 그동
안 인천지역은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전되고 해상 매립과 같은 여건 변화로
부득이 연수구에 있는 미사일 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군이 여러지역의 입지를 검토하면서 안전하고 주민불편을 최소화하는 지
역, 해상에 인접하면서 연륙 교통이 원활하고 기술적·전략적으로 부합되
는 여건 등을 종합해 영종을 최적지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사일 기
지는 전면이 해안에 인접한 곳에 설치되고 방어시설이 전자시스템으로 운영
되며 유사시 추진체가 바다로 낙하하기 때문에 국제공항과 주민의 안전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미사일 기지가 이전하는 곳은 산지로서 이미 시의 토지이용계획상 '공원
지역'으로 입안중에 있어 어차피 토지이용 및 개발 등이 제한되는 지역이
다. 또 공원 예정지역 안에 군사시설이 입지하므로 주민들이 걱정하는 추가
적인 재산상 제약은 없다. 다만 부분적으로 공원 이외의 지역이 포함될 수
도 있으나 극히 일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문처럼 주민 재산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 시는 군사보호시설 구역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정범위를 군당국과 협의중에 있다.
이미 시는 도로·공원 기반시설에 대한 도시계획을 완료했고 영종지역
579만평에 대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하반기에 도시개발에 대한
주민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
획이다. 따라서 미사일기지가 이전할 경우 영종지역이 낙후되기 보다는 오
히려 지역 안전을 보장받으며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국장〉
지난 7월 10일 인천시청앞 광장에는 최근들어 보기 드문 최대규모의 집회
가 열렸다. 송도미사일 기지의 영종이전 반대 주민 시위였다. 이날 쏟아진
폭우를 맞으며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이 인천시의 잘못된 행정으로 고통받
고 있는 현장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최근 인천지역의 경우 국방부와 갈등하고 있는 사안들이 부쩍 늘고 있다
(영종·용유 해안철책 문제, 송도신도시 외곽 철책 설치문제, 문학산 유류
오염 문제등). 그러나 국가 안보라는 이유만으로 지방정부와 국방부간 모
든 협의가 일방적으로 마무리돼 뒤늦게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송도
미사일기지 영종이전도 다를 게 없다. 군부대와 시는 주민들의 입장을 최대
한 고려해 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해당지역 주민과 사전협의 절차를
생략한 채 이전을 추진했다.
미사일기지이전에 대한 타당성을 논하기 앞서 이런 구태의연한 행정행위
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군부대와 시는 언제까지 이사실을 감추려고 했는지
어떤 행태로 발표하고 주민들을 설득하려 했는지 해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영종·용유 해안 철책 반대운동 과정에서 이지역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했
다. “국가방위는 군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지역 주민들과 협조로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영종 지역 주민들의 미사일 이전반대 요구가 지역 이기주의로 폄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역 주민들의 이전 반대 요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
다. 행정행위에 있어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전 부지의 타
당성에 대한 토론'이 열렸어야 마땅했다. 오히려 이런 행정행위의 잘못을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오해할 수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앞으로 전개될 각종 군 관련 사안을 해결함에 있어 군과 지방정부의 태도
가 변화하지 않는한 영종 미사일 이전과 관련된 왜곡된 행정행위들이 반복
될 것이며 군과 민간간의 불신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영종미사일저지대책위원회 조영환 위원장(영종주민이자 현 중구의회 의
원)〉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영종·용유지역은 향후 국제
미사일기지 영종도 이전,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입력 200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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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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