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 면적에 조성하다보니
2개 이상 지자체 편입 많아
이해관계 얽혀 조정 어려움
주민생활 양분·이질화 초래

3개 市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
경계 나뉜채 오늘부터 입주


서울과 가깝고, 교통 등 제반 여건이 훌륭한 경기지역은 그동안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의 단골 대상지였다.

작게는 수십만㎡에서 크게는 수백만㎡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대상으로 사업이 이뤄지고, 기존 시가지 보다는 임야들이 포함된 외곽지역이 개발사업의 최적지로 거론되다보니 2개 이상의 지자체가 한개 사업지구에 편입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가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단골답게 '거버맨더링'의 단골지역이 되고 있는 한 이유다.

대부분이 수원시이지만 용인시 경계를 넘나들어 조성된 광교신도시도 마찬가지이고, 안양시 석수동 일원을 포함해 조성중인 광명시의 광명역세권지구 택지개발사업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국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은 중심지를 벗어나 임야 등의 외곽지에 조성하다 보니 전체 도시계획상 어쩔 수 없이 인접시를 사업지구에 편입시키면서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서 지자체 경계가 나뉘어 동 일부 또는 심지어 한개 동이 두개 지자체로 나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두개 지자체에 걸쳐진 택지개발지구는 학교 배정, 서로 다른 진출입로, 치안 등 갖가지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지개발전 계획단계부터 지자체간 협의를 진행하지만, 결국 이해관계에 얽혀 주민들이 입주한 후까지 해결되지 못한 채 주민들의 생활을 양분시키고, 이질화시키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사람이 살지 않고 택지지구 끝에 걸쳐져 산책로 등 기반시설 일부만 인접시 경계를 넘어서 있는 안산신길택지지구에서도 발생되고 있다.

안산 신길택지지구 전체 면적의 1%에 해당하는 도로 끝부분과 산책로가 조성된 하천 일부 구간이 시흥시 행정구역 경계안에 있다. 이곳은 안산 신길택지지구 입주민들의 전용 도로 또는 산책로와 연결된 연장구간이다. 결국 안산시민들만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시흥시가 유지 또는 보수공사를 해줘야 한다.

시흥시 행정경계 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길택지지구 주민들은 도로 유실 또는 산책로 하자 발생시 안산시에 보수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안산시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이곳을 안산시 편입후 관리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흥시에서 협의를 해주지 않고 있다.

이곳은 누가 봐도 안산시 편입이 당연하지만, 안산시의 무조건적인 편입요구에도 문제는 있다.

시흥시는 인접한 시흥시 거모동 지역에 삼각형 뿔 모양으로 시흥시 경계를 넘어온 비슷한 규모의 안산시 땅과 맞바꾸자는 의견을 냈지만, 안산시가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거모동 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주민들의 눈치보기 또는 비슷한 면적임에도 상가지역에 속하는 시흥시 거모동 지역의 지가 차액 등을 고려해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3개 지자체에 걸쳐 조성돼 9일 첫 입주가 시작되는 위례신도시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위치도 참조

서울 송파와 성남, 하남 등 3개 지자체의 구불구불한 행정구역 경계를 지구지정계획에 맞춰 아파트 단지와 동, 상가, 블록 등으로 구분해 일직선으로 잘라 경계를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택지개발계획 전인 10여년 전부터 3개 지자체가 협의를 벌이고는 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 등이 얽히고설키며, 아직까지 경계조정 계획만 세워 놓고,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경계조정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 이곳은 같은 아파트 두개 지자체를 비롯, '거버맨더링'의 총체적 문제를 떠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김대현·최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