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시민문화단체 (사)해반문화사랑회가 인천근대문화유산 보존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문화유산상'(대통령상)을 받게 됐다. 해반문화사랑회는 내년 2월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작은 모임'으로 출발했다. 화랑(해반갤러리)에서 시(詩) 낭송회와 가족음악회 등의 문화행사를 열던 사람들이 '작은 문화운동'을 꿈꾼 것이다.

이들은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4년 2월 해반문화사랑회를 만들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하자는 것이 해반문화사랑회 발족 취지. 해반문화사랑회는 '움직이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회원 가족단위행사를 시민문화행사로 확대해 나갔다.

또 해반문화포럼을 만들어 지역문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포럼에서 나온 제안이 시정에 반영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인천시 근대건축물 보존계획 수립, 월미관광특구 지정, 중구 창고지대 예촌(현 아트플랫폼) 건립 등이 대표적이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월미산 난개발 저지' '인천항 살리기' 등 지역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으며, 다른 도시 문화단체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이 단체는 인천근대문화유산 보존활동에 집중했다.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근대화 물결을 가장 먼저 맞이한 도시로, 근대문화유산과 그 흔적이 많다.

이는 인천의 역사와 한국 근대사 형성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산이다.

해반문화사랑회 최정숙 이사장은 "인천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던 개방과 포용의 땅, 개화와 근대화의 도시였다"며 "하지만 인천시민들의 애향심과 자긍심은 매우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해반문화사랑회가 추구하는 모토 중 하나는 '지역사랑'"이라며 "인천사랑을 실천하려면, 시민들이 먼저 지역을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올해 인천근대문화유산 보존 활동으로는 '인천근대문화재 둘레길 지킴이 네트워크 구축'과 '해반청소년문화재지킴이단 발족'이 있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오는 23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과거와 미래,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인천문화비전'을 주제로 행사를 갖는다.

이 행사는 20년간의 해반문화사랑회 활동을 되돌아보고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수상을 자축하는 자리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