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금 오르자 길게 늘어선 '빈 택시' 9일 인천시내 택시 기본요금이 3천원으로 인상된 가운데 시민들은 부담스런 택시요금을, 택시기사는 줄어들 손님 걱정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빈 택시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관련기사 23면 /조재현기자
출근길 대부분 내용 몰라
야간 취객상대 불안한 핸들
사납금 올리지 말아야 효과
시민들 "서비스 나아지길"


인천시내 택시요금이 오른 첫날인 9일 아침 출근길, 시민은 '부담스런 택시요금 걱정'에 택시기사는 '줄어들 손님 걱정'에 저마다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시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일반 중형택시 기본요금(2㎞)을 2천400원에서 3천원으로, 모범·대형택시 기본요금(3㎞)을 4천500원에서 5천원으로 인상했다. 주행거리·시간 요금도 148m·37초당 100원에서 144m·35초당 100원으로 조정됐다.

이날 오전 7시 출근길 시민들로 북적이는 인천 부평역과 주안역앞 택시승강장.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많은 시민들이 택시를 오르내렸다. 한 시간동안 주안역 앞에서 택시를 이용한 승객은 대략 20명. 택시기사들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출근길에서 택시를 탄 상당수 시민들은 택시요금이 오른 것을 모르고 있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한 개인택시기사 박용섭(55)씨는 "오늘 택시를 탄 손님 4명 가운데 1명만 요금 인상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낮시간에는 걱정없지만, 취객들이 많이 타는 야간시간에 요금 시비가 붙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승객들은 요금인상으로 앞으로 택시를 이용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반응이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부평역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는 서재형(38·부평구 갈산동)씨는 "물가가 치솟고 있는 마당에 택시요금까지 오르니 부담이 크다"며 "앞으로는 출근시간에 맞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일찍 일어나야겠다"며 불평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재인(26·여·인천시 남구 주안동)씨는 "기왕 요금이 오른 만큼 그에 걸맞게 서비스의 질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부 택시기사들도 요금 인상이 달갑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법인택시 운행 경력 9년차인 이모(59)씨는 "2~3개월 동안은 손님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낮시간대 택시를 이용하던 주부들이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발길을 돌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사납금을 올리지 않는다면 요금 인상 덕을 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주엽·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