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관의 건설 당시에는 인천의 도시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위치하기가 쉬웠던 외곽이었지만 지금의 사정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하였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송도와 서구지역의 발전은 인천의 행정과 교육의 문화를 재정립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교육청의 전향적 이전이 자연스럽게 대두된다. 그것은 낙후된 건물 탓이 아니라 변하고 더욱 변해가는 인천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인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서구 루원시티로의 이전이다.
한때 교육계에 몸담았던 필자가 판단하는 교육청 이전의 당위성은 이렇다. 첫째, 인천교육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연수구는 송도 글로벌 대학과 채드윅 국제학교, 연세대, 인천대 등 교육여건이 계속 발전되고 있으나 계양구, 서구, 부평구, 강화 등의 교육여건은 아직 열악하다. 교육청이 서구에 위치하게 되면 인천교육이 균형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서북부의 교육국제화특구지정에 따른 특구사업의 추진동력이 될 수 있다.
둘째, 교육청의 서구 이전으로 인천은 일석삼조의 이득을 얻는다는 점이다. 교육청의 이전은 인천이 야심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루원시티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고 영종, 청라의 경제자유구역과 검단 신도시, 강화 등 서북부 지역 개발의 앵커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핵심시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이미 이 지역의 인구는 인천인구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셋째, 인천의 인구증가와 교육수요에 대응하는 교육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 지금 교육청은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 건물은 좁고, 노후되고 시설은 낡았다. 현재 시청과 교육청 근무직원의 1인당 업무면적은 국토교통부의 권장 업무면적에 비해 협소하다. 인구가 늘면 수요가 늘고 근무인원이 늘게 된다면 업무면적은 더 좁아지게 될 것이다. 더구나 인천은 그때에 비하여 그릇이 커졌다. 교육청이 입지하던 1982년도 인천은 경기도에서 갓 떨어져 나온 인구 120만도 안 되는 직할시였다. 이제 더 쾌적하고 큰 곳에서 인천교육의 참미래를 설계하는 백년대계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제 교육청을 서구 루원시티로 이전시키는 문제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당국이 미온적이고 주저한다면 시민사회가 나서면 될 일이다. 넓고 쾌적한 곳에서 직원들의 근무의욕도 고취시키며 교육과 행정이 각각의 위치에서 인천을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시청과 교육청이 좁은 땅에서 답답하게 있을 필요가 없다. 교육청의 이전비용을 추계해 보니 이전비가 약 800억원 정도로 시청이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 약 3천억원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이다. 교육청의 루원시티로 이전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신원철 전 인천시교육위원·전 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