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범죄인인도조약 발효 이후 양국간 첫 인도 대상자가 될 재미교포
에 대한 인도심사 재판이 오는 20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강병섭 부장판사)는 13일 미국에서 강력범죄
를 저지르고 국내로 도주한 재미교포 강모(32)씨에 대한 미국인도 심사를
오는 20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범죄인인도 사건을 관할하는 서울고검이 미국 정부의 신병인도 요청
에 따라 지난달 28일 강씨에 대한 인도심사를 청구한데 따른 것으로, 법원
은 강씨와 검찰의 의견진술을 들은 뒤 인도허가 여부를 추후 결정한다.
강씨의 신병인도가 이뤄지면 99년 12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된
이후 첫 인도 사례로 기록된다.
현행 범죄인인도법은 '범죄인이 인도대상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
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 등 절대적 거절사유 6가지에 해당하지 않으
면 인도를 요청한 나라에 신병을 넘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 갱단을 조직, 47차례에 걸쳐 강도.강
간 행각을 벌이다 현지에서 구속기소돼 99년초 재미사업가인 아버지의 도
움으로 보석으로 풀려난 뒤 국내로 도피했으나 대마초를 피운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국내 법원에 구속기소됐다.
징역 10월에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강씨는 오는 10월4일
만기출소할 예정이며 지난 2월 법무부에 국적회복신청을 냈지만 국적회복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도 대상 범죄자의 국적은 범행 당시의 국적을 기준으
로 하기 때문에 강씨의 국적회복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법원의 인도 허
가결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