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의 한 축을 담당하던 대학 운동부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최근 일부 대학이 등록금 및 정원을 줄이려는 여러 정책과 맞물려 아마추어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흐려지는 등 해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스포츠의 중심'이었던 한양대는 체조부·육상부·유도부의 3개 종목의 신입생을 2015년부터 받지 않기로 하는 등 해체 분위기가 또다시 표면위로 드러났다.

■대학 운동부 해체 이유

대학 운동부들이 해마다 해체설에 시달리는 이유는 2015년부터 시행될 반값 등록금 정책과 대학 구조개혁 방안에 따른 정원 감축 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학들은 구조조정 1순위로 '운동부 축소'를 택했다.

재정난을 걱정하는 대학들이 등록금과 대회 출전 경비 등으로 1인당 연평균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운동부를 정리하기 시작한 것. 또 취업률 등 구체적인 성과만을 잣대로 평가해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하라고 압박하는 정부의 '대학 옥죄기식' 정책도 운동부 해체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반복된 대학 운동부 해체설

대학 운동부 해체설은 해마다 지속돼 왔다. 최근 한양대 사태 외에도 학교의 재정난, 혹은 대회 성적이 좋지않다는 이유로 운동부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육상과 테니스 등 11개 종목을 운영하는 충남대는 대학 운동부 예산이 해마다 줄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농구부와 럭비부의 신입생 정원이 없어졌다.

지난해에는 동아대가 스포츠과학부 8개 운동부의 3년간 성적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 2014년 축구·유도 특기자 모집을 하지 않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성균관대 농구부도 지난해 해체설에 시달렸다. 성균관대 스포츠단은 2009년부터 3년간의 성적·취업률 등을 평가, 성적이 부진한 농구부를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수험생들과 농구계의 반발로 이를 없던 일로 했다.

또 이영표·황선홍(이상 축구)과 이종범(야구) 등 스타 선수들을 배출한 건국대도 지난 2009년 야구·축구·농구 종목의 체육 특기자를 선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경제 위기에 따른 재정 부담이 문제로, 연간 30억원이 들어가는 운동부부터 해체하겠다는 심산이었지만 학부모와 동문의 강한 반대로 결국 번복됐다.

■한국 스포츠 미래는 없나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는 현재 대학기관평가인증제의 항목에 '대학스포츠' 부문을 신설, 운동부가 활발히 활동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의 도입을 추진중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학 스포츠에 예산을 지원하는 기준 작성을 돕기 위해 내년에 공청회를 통해 체육계의 의견을 받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인 지원보다 대중의 관심이 우선적이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미국 등 해외 대학에선 대학 스포츠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방송 중계, 스포츠 마케팅 사업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은 초·중·고·대학으로 이어지는 학원 스포츠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며 "대학 스포츠가 무너진다면 향후 한국 스포츠의 미래도 암울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