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산택지개발지구가 최근 수도권의 신흥 유흥가로 떠오르면서 주민들
이 불법주차, 악취, 밤샘영업에 따른 소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주민 편의시설 지원을 위해 조성된 상업지구에 관할구청이 유흥업소 등의
인·허가를 무분별하게 내주면서 도시가 기형적으로 형성되며 나타난 현상
이다. 주민들은 “이대로 계속 가다간 주거지역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
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 밤 11시께 계산택지개발지구 유흥가. 얼마전 개업한 K음식점앞
왕복 6차선도로 양방향 1개 차선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음식점 1층 주차
장에는 밀려드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미처 주차장에 들어가지 못한
운전자들은 차를 인도에 올려 놓고 식당으로 들어섰다. 이같은 '얌체 운전
자"들로 인해 도로변은 불법주차 차량들이 뒤엉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동아·쌍용 등 계산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단지 입구 골목길에는 이같은 불법
주차로 인해 차량 한대가 간신히 빠져 나갈 정도다. '먹자골목"으로 불리
는 까르푸 할인매장앞 식당가에선 하루종일 '주차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
태.
심지어 밤샘영업을 하는 업소에서 술을 마신 청소년들이 음주운전을 서슴
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하지만 매일 이러한 불법행위가 판치는데도 관할 구청과 경찰의 단속활동
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그런가 하면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각종 식당앞 도로변에 널려 있
는 쓰레기 봉투에선 음식물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거리 곳곳엔 '××안
마, 룸 클럽, 노래방" 등 불법광고물과 인도까지 점유한 파라솔을 비롯해
식당 등지에서 내놓은 탁자와 의자들로 뒤엉켜 보행마저 어려울 지경이다.
여기에다 밤새 취객들의 '고성방가"와 싸움소리, 귀청을 찢는듯한 음악소리
로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주부 민경선(35)씨는 “아파트 단지에까지 외부 차량들이 몰려들어 아이들
이 사고를 당할까봐 늘 조마조마하다”며 “특히 유흥업소를 찾는 이들이
주차를 하려고 차선을 무시한 채 아무데서나 유턴을 일삼는 등 기본적인 질
서를 지키지 않아 아이들 교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소연했
다.
주민 김경식(47)씨는 “허가된 것이니 밤샘영업이야 막을 수 없지만 길가
에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거나 불법주차하는 행위, 고성방가 등은 관계당국
에서 바로 잡아야 할 것 아니냐”며 “계산지구가 살기 나쁜 곳으로 비쳐질
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벽이면 비틀거리는 10대들로 넘쳐나고 밤샘영업을 하는 유흥업소와 나이
트 클럽에는 밤을 잊은 손님들로 넘쳐나는 계산지구. 살기 좋은 동네로 꼽
히던 곳이 이젠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유흥가로 전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