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인' 부림사건 피고인 편지 "노무현 당신은 영원한 변호인" /영화 '변호인' 포스터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 위더스필름 제작)이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부림사건'의 피고인이 노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공개돼 화제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최근 발간된 325호를 통해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변호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부림사건 당사자 송병곤 씨의 편지를 게재했다.

송병곤 씨는 편지를 통해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처음 만난 날은 1981년 여름 어느 날, 저는 부림사건의 피고인이었고, 당신의 나이 35세. 이제 와서 나이를 헤아려보니 노 변호사님도 그때는 무척이나 젊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송 씨는 부림사건 당시 상황과 이후 故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노동법률사무소, 민주화운동 등을 함께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2002년, 잊을 수 없습니다. 50년 남짓 산 인생에서 2002년은 가장 행복했던 해입니다. 그해에 노무현의 대통령 경선이 있었습니다. 당선 과정이 전부 드라마였지만 저에게는 경선 과정이 가장 큰 기적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송 씨는 "재임 기간이 끝나면 자주 찾아뵙고 술 한 잔 올리고 싶었습니다. 당신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집사람에게 봉하마을 한번 가자 말만 하고는 찾아뵙지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추모의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고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송 씨는 "나와 당신이 겪었던 부림사건으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니 말을 바꾸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며 "그 영화가 우리의 억울함을 잘 대변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당신의 그림자가 깁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변호인입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해 개봉 전 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한편, 지난 18일 전야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개봉 닷새 만에 175만 명을 달성하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 송강호는 영화 '설국열차'와 '관상', '변호인'까지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한해 2천만 관객을 달성한 첫 배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