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한해 2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은 175만2천162명을 모았다.

'설국열차'(934만명)와 '관상'(913만명)으로 1천847만명을 모은 송강호는 이로써 2천22만명을 동원하며 이른바 '2천만 배우'로 등극했다.

국내 배우 중 1~2개 작품을 통해 1천~1천500만명을 동원한 배우는 있었지만 1년간 3편의 작품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2천만 배우'에 오른 이는 송강호가 유일하다.

'충무로 대세'라고 불리는 하정우는 '베를린'(716만명)과 '더 테러 라이브'(557만명)를 통해 올해 1천273만명을 동원했고, 류승룡은 올해 최고의 히트작 '7번방의 선물'(1천281만명) 한 편 만으로 1천300만명에 근접한 관객을 모았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송강호는 지난 8~12월,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을 쓸어모았다. 특히 2천만이라는 양뿐만 아니라 질도 높았다.
 

영미권에서 주로 활동하는 틸다 스윈튼·크리스 에반스와 호흡을 맞춘 '설국열차', 백윤식·이정재 등과 연기한 '관상'으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맹활약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정치성이 다분한 영화 '변호인'에도 도전했다.

이같은 맹활약에 힘입어 제50회 대종상, 제33회 영평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갤럽이 조사하는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에서 5년만에 1위로 올랐다. 사실 송강호의 부상은 다소 의외라할 만하다. 최근 3년간 흥행 성적이 좋지않았기 때문이다.

유하 감독과 호흡을 맞춘 '하울링'(2012)은 161만명을 모았고, 이현승 감독과 함께한 '푸른 소금'(2011)은 77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송강호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독 그 두 작품은 유별나게 튀어나온 못처럼 보인다"며 "작품 선택에 안일한 면이 있었지만 길게 봐서 좋은 일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고려대 연구교수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백지상태에서 연기할 줄 아는 게 송강호의 힘이다. 좋은 탈을 가진 배우"라며 "예전에는 개성이 강한 역할을 중점적으로 했다면 '변호인'처럼 최근에는 극중에서 성격이 변하는 인물도 소화하고 있다. 그는 계속 성장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