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난 6월 30일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한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정모(31)씨.
실직 두달이 지났지만 아직 뚜렷한 생계대책이 없다.
용역업체와 지입차량 운행을 계약해 인근의 백화점 셔틀버스를 운전하면서
정씨가 한달에 받던 평균 월급은 150만원선. 부인과 딸등 세식구가 그럭저
럭 꾸려나가던 살림이 하루아침에 막막해졌다.
새로운 직업을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대부분의 학교와 학원, 스포츠센
터 등은 이미 다른 지입차량들이 운행중인데다 가진 기술이라고는 운전밖
에 없어 막노동에 나설 자신도 없다.
1년 6개월여 셔틀버스를 운행했다는 정씨는 “열심히 저축해 내집을 갖는다
는 꿈은 이미 날아가 버렸고 지금은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신의 처지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용역업체에 낸 1천만원의 보증금 반환과 밀린 6월분 월급도 받아야 하
지만 업체측에서는 '차량을 매각하면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두달이
되도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용역업체 사정도 말이 아니다. 셔틀버스 100여대를 운용하던 (주)J 용역업
체는 분당등지를 운영하는 20여대의 버스만 남긴 채 회사소유 차량을 팔려
고 내놓았으나 매각되지 않아 지입차주들에게 되돌려줘야할 보증금 마련조
차 힘들다. 또 다른 J 용역업체는 아예 폐업신고를 했다.
화물차 운송, 경비, 청소 등의 용역을 복합적으로 운용해온 업체들도 사업
을 80%가량 축소하고 직원들의 감원에 나서고 있다.
용인시 기흥읍 모 유통업체에서 셔틀버스를 운전하던 기사들을 비롯, 유통·
용역업체 곳곳에서는 밀린 월급과 차량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실직자들의 시
위가 벌어지고 있다.
전국에 이같은 용역회사는 150곳 이상으로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실
직한 운전기사만도 2천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건설교통부는 추산하고 있다.
정씨는 “시민불편 해소다, 운수업체 경영보전이다 뭐다 해서 행정당국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셔틀버스 운행이 위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
고 운전하다 일방적으로 실직돼 생계가 막막한 소수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
심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