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독자위원회에는 임병구(인천해양과학고 교사) 독자위원장과 고종원(동남스포피아 대표), 조성혜(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 센터장), 윤보식((주)도일인텍 대표)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 인천본사에서는 이영재 사회문체부장이 나와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경인일보는 11월 12~15일 '노숙인의 겨울은 따스할까?'라는 기획기사를 3차례 게재했다. 겨울 추위가 성큼 찾아온 만큼 부평역 광장에 머무르는 노숙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일상과 삶, 그리고 인천시의 노숙인 정책을 들여다봤다. 또 보금자리를 강제철거하는 것에 항의하다 숨진 장애인 가장의 사망 사건과 이에 따른 강제철거의 실태와 제도적 대안 등에 대해 기획 기사를 두 차례 실었다. 또 29일에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에이즈의 날' 관련 보도도 있었다.
독자위원회는 추운 겨울 소외계층을 대하는 경인일보의 따뜻한 시선이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임병구 위원은 "초겨울 노숙인을 집중적으로 다룬 기획이 눈에 띄었다"며 "노숙인들을 만나고 그 대화를 옮기기도 하고 관련 매뉴얼을 만들고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등 기사로서의 완결성과 관점, 다루는 방식 모두 훌륭한 기사였다"고 했다. 또 "철거에 항의하다 전신 화상으로 사망에 이른 장애인 가족 가장의 삶과 그 가족들이 겪는 아픈 사연을 호소력있게 전했다"며 "도시 개발의 이면에 가려진 철거민들의 팍팍한 삶을 어루만지고 타 지역의 사례를 통해 대안까지 제시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이번 기획이 경인일보 지면을 따뜻하게 만들어서 좋았다고 했다.
윤보식 위원은 강제 철거와 관련해 "재건축·재개발 목적으로 이뤄지는 강제철거 방식에 대해 서울시가 인권 매뉴얼을 제정했듯이, 인천시도 대체 주거시설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철거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인일보가 지속적으로 이를 촉구하는 보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이즈의 날과 관련해서는 "인천의 HIV 감염인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고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나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성혜 위원도 노숙인의 삶과 이야기를 담고 이를 기초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기획과 접근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또 강제퇴거 금지법안과 서울시 매뉴얼이나 관련 조례 등 해법을 제시한 부분도 좋았다고 했다. 조 위원은 "경인일보가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다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종원 위원은 "인천에 549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단체가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며 "HIV 감염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을 위한 인천시의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인천시가 시민 건강에도 소홀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이를 시작으로 HIV 감염 환자에 대한 인천시의 대책도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택가 도로를 점령한 의류수거함의 문제점을 지적한 1일자 보도와 인천시가 새롭게 디자인한 가로 판매대가 인도를 점령해 시내버스 이용자를 차도로 내모는 현실을 지적한 25일자 기사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독자위원회에서 11월 인천본사 지면의 아쉬운 점도 많이 지적됐다.
18~19일 한·중 FTA 관련 보도에서는 "경찰이 대규모 농민 시위에 대비해 경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본질이 아니라 경찰의 시각이 아닌 농민의 시각에서 집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며 "농민들의 주장이 나오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이 더 부각됐으면 했다"고 꼬집었다. 고 위원도 "농민들이 그들의 어려움을 알리고자 집회를 개최했는데, 농민들의 절박한 사정에 비해 지면 할애는 너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6일자 1면에 게재된 2015년 세계교육회의 유치 보도에 대해서 임 위원은 "생산유발 효과를 72억5천만원으로 추정했는데, 교육 관련 국제행사를 생산유발 효과로 환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이고, '교육분야 올림픽'이라는 표현도 부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항만 부두 운영사 '청명' 부도와 대책과 관련된 기사는 "독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막이 있는 듯하다"며 "IPA 인센티브 문제나 원인과 문제점 대책 등에 대한 분석이 없어 아쉬웠다"고 임 위원이 지적했다.
피카소 전시와 관련, 11일 '강남주부 입소문 행렬'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조 위원은 "강남 아줌마 등의 표현은 위화감을 조성하는 표현"이라고 했고, 고 위원은 "'강남 아줌마가 피카소 사랑'이 무엇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지 의아했다"며 "지역이 아닌 서울로 옮겨진 행사에 대한 보도는 자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14일자 만취 '여중생 파출소 난동, 교사마저도 외면' 기사는 "잘못을 교사에게만 몰고 가는 것보다는 그 자리의 어른들이 뭘 했는지 물었어야 했다"고 조 위원은 문제삼았다.
고 위원은 21일자 모 백화점의 우수직원 포상 보도에 대해 "특정 기업의 인천점 직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가 기사 가치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정 교회에 대한 기사는 광고와 같았고, 경인일보 호텔 관련 22일자 7면 특집 보도는 '낯간지러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