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부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입시에서 무더기 탈락사태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학부모들은 주먹구구식 정책에 어린 학생들이 상처를 입게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29일 경기도교육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16∼20일 비평준화지역 181개 일반고 2014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경쟁률 0.98 대 1로, 지난해(0.99 대 1)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63개고는 정원을 초과해 탈락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내년 3월 개교하는 김포 운양3고(김포제일고)는 384명 모집에 523명이 지원(경쟁률 1.36대 1), 139명이 탈락했다.

대다수 비평준화지역 고교 지원자 수가 정원의 ±10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무더기 탈락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노심초사 입시결과를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26일 합격자 발표로 당락이 갈리자 발칵 뒤집혔다.

이와 달리, 같은 신도시인데도 마송고는 87명, 솔터고는 24명이 미달돼 대조를 보였다.

비평준화지역 일반고 불합격자는 내년 1월 8∼10일 진행되는 추가모집에 원서를 낼 수 있지만 김포지역 일반고 총 지원자 수가 모집정원보다 56명이 많아 추가모집으로 모두 해결할 수 없다.

무더기 탈락 사태는 하향 지원 추세, 인근 지역(관외) 학생의 유입, 학교 신설에 따른 입학 관리 소홀, 학교 간 통학 여건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학부모는 "신도시 학생 배치(수용) 계획을 잘못 수립했기 때문"이라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고교 문턱부터 큰 상처를 입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천지역도 사정이 비슷해 이천제일고의 경우 66명이 모집정원을 넘어 불합격자는 미달학교에 추가 지원해야 하지만 지역 총 지원자가 정원을 28명 초과한 상태다.

평준화지역인 안양권 일반고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선 복수지원, 후 추첨 배정방식인데도 총 지원자가 총 정원보다 140명이나 많다.

안양권은 2012학년도 201명이 초과됐다가 2013학년도 110명 미달되는 등 고입 전형이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반면 부천, 고양, 안산지역은 2014학년도 지원자 수가 각각 587명, 399명, 700명이 미달돼 안양권과 대조적이다.

평준화지역 일반고 배정 예정자 발표는 내년 1월 6일, 배정 학교 발표는 2월 7일 예정돼 있다.

올해 1∼2월 2013학년도 입시 때에도 평택지역 학부모들이 교육감실 앞을 점거했고, 원거리 학교를 배정받은 평준화지역 학부모들이 대거 민원을 제기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최창의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은 "학생학부모지원과(고입관리담당)와 학교설립과(학생수용담당) 간, 학교·교육지원청·도교육청 간 긴밀한 업무 협조가 이뤄지고 고입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고입 때부터 학생들에게 불안감과 상처를 주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원인을 분석한 다음 정원 조정 여부를 포함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