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현실을 이겨내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기적의 레이스'를 펼치는 한국 루지가 아시안컵 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루지 대표팀의 최은주(대구한의대)는 29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컵 여자 싱글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2초118의 기록으로 하라다 마도카(일본·1분42초151)를 제치고 우승했다.

함께 출전한 성은령(용인대)도 1분42초590의 기록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루지 종목은 아시아에서 저변이 얇기 때문에 아시안컵 대회가 사실상 아시아선수권대회의 성격을 띤다.

1998년부터 열린 이 대회에서 과거 한국 선수가 주니어 정상에 오른 적은 있지만, 시니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최은주가 처음이다.

시니어부에서 종전 최고 성적은 최은주가 2011~2012년 연속으로 기록한 2위다. 최은주는 특히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10년 넘게 일본 최강의 자리를 지키는 하라다를 꺾어 아시아의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다.

최은주는 1차 레이스에서 51초001의 기록을 작성해 하라다(50초940)에 약간 밀렸으나 2차 레이스에서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51초117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역전극을 완성했다. 하라다는 2차 시기에 51초211로 부진했다.

남자 2인승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 박진용·조정명이 팀을 이룬 대표팀은 1분41초561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1차 레이스에서 50초655 만에 결승선을 통과, 종전의 50초781을 0.126초 앞당긴 아시아 신기록까지 작성해 의미를 더했다.

남자 싱글에선 김동현(용인대)이 1·2차 레이스 합계 1분40초508의 기록으로 일본의 오구치 다카히사(1분40초689)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남자 싱글 동메달 역시 이 종목 시니어에서 나온 최고 성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