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둥지를 틀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작년 업황 부진을 새해에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내수 침체와 중국 등 해외 시장 과잉 공급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철강업체는 다양한 전략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특수강 부문에, 동국제강은 후판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에 본사를 둔 현대제철은 오는 4월부터 내년 10월까지 8천442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차세대 특수강 전용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당진제철소 내 23만6천㎡ 땅에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지어 자동차 수요에 대응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수강은 자동차 엔진, 변속기 등의 핵심 부품 소재다. 현재 국내 수요의 30%(약 230만t)가량이 수입품으로 충당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투자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서 내수를 창출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건설용 봉형강, 선박용 후판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작년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조선업 시황 둔화로 고전했다.

하지만 인천제강소 120만t 신규 철근 공장의 생산성 향상 등으로 작년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작년 7월 덴마크 국영 석유회사인 동에너지(DONG Energy)에서 약 6만t의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수주하는 등 '글로벌 고급 후판 시장'을 개척하면서 위기 타개를 노리고 있다.

한편 동부그룹이 지난해 인천공장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에서는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냉연강판, 석도강판, 컬러강판, 형강 등을 생산한다.

자동차용 강판이나 전자제품에 쓰이는 냉연강판시장에서 동부제철은 생산 능력 기준으로 포스코, 현대하이스코에 이어 3위다. 식품용기로 쓰이는 석도강판 부문에서 동부제철의 점유율은 45%로 업계 1위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