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서울 강북구 창문여고 앞에서 서울지역 진보 교육단체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것은 잘못된 소문이며 최종적으로 다른 교과서가 선정됐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서울지역 진보 교육단체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학교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자 학교 측은 최종적으로 다른 교과서를 선정했다며 진화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3일 진보 교육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는 창문여고 등 2개교가 내년도 사용할 한국사 교과서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창문여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강북지역시민모임과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일투사가 설립한 학교에서 일제의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선정한 것을 경악할 일"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창문여고 초대 이사장인 김문현 선생의 조부 오천 김석진 선생은 을사늑약에 항거해 자결한 우국지사다.

이들은 "친일파 인사들의 친일 행적을 언급하지 않고 이들을 학자, 교육가로 소개한 교학사 교과서를 가르치면서 창문여고 설립자와 설립 이념은 어떤 방식으로 소개하려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또 "일부 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교장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창문여고도 비슷한 문제가 없었는지 그 과정을 공개하고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학교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것은 잘못된 소문이며 최종적으로 다른 교과서가 선정됐다고 해명했다.

교과서 최종 선정 마감시한은 지난달 30일이지만 좀 더 논의가 필요해 학교운영위원회를 3일로 연기했다는 것이다.

김성일 창문여고 교장은 "한국사 교과서 후보로 교학사가 올라온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 학운위를 열고 지학사 교과서를 최종 선정했다"며 "잘못된 소문으로 학생들이 학교를 불신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창문여고, 수원 동우여고, 수원 동원고, 여주 제일고, 분당 영덕여고, 파주 운정고, 양평 양서고, 대구 포산고, 울산 현대고, 경북 성주고, 경남 창녕고, 경남 지리산고, 경남 합천여고, 전주 상산고, 충남 서일고 등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영덕여고, 운정고, 성주고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재선정 작업에 들어갔고, 제일고도 철회할지 논의에 들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