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4)가 종합선수권대회 첫날 쇼트 경기에서 1위에 올라섰다.
4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기술점수(TES) 42.23점과 예술점수(PCS) 38.37점을 더한 80.60점을 기록, 개인 쇼트프로그램 최고점 기록을 세웠다.
국내선수권대회 기록이기 때문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공인하는 기록은 아니지만, 자신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역대 최고 기록(78.50점)을 2.10점이나 경신하며 여자 경기에서 볼 수 없는 80점대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선수권대회에서 스즈키 아키코가 무려 215.18점을 받으며 우승한 데서 보여지듯이, 각국 심판들은 국내 대회에서는 다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 역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외국 선수들도 자국 대회에서는 고득점을 기록하곤 한다"며 점수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직접 "100%를 했다"는 소감을 밝힌것 만큼, 김연아는 최고점을 기록하기에 충분히 완벽한 연기를 선보여 빙판을 달아오르게했다.
이날 김연아는 첫 기술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마지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빼놓지 않고 가산점 행진을 벌였다.
첫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2.01점의 수행점수(GOE)를 받았고,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도 1.75점의 GOE를 더한 김연아는 더블 악셀에서도 1.25점을 받아 세 번의 점프로만 5.01점의 GOE를 얻었다.
점프뿐 아니라 스핀과 스텝 기술 역시 빼어났다. 세 번의 스핀 가운데 레이백 스핀(레벨3)을 제외한 두 번의 스핀에 최고레벨인 '4'가 찍혔다. GOE는 도합 3.26점을 받았다.
스텝 시퀀스에서도 레벨4를 받은 김연아는 1.93점의 GOE를 더해 기술점수는 42.23점을 획득했다.
최고점을 기록한 밴쿠버올림픽 당시 김연아가 받은 기술점수는 44.70점이다. 당시 김연아는 지금 사라진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5.40점을 받았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 점수를 제외한다면 39.30점이 되는 만큼 다른 요소에서는 그때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셈이다.
김연아는 예술점수를 구성하는 5개 항목 모두에서 9점을 넘기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석 항목에서 가장 높은 9.75점을 받았고, 연기·수행 항목 9.69점, 안무·구성에서 9.59점, 스케이팅 기술에서 9.56점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전환·풋워크 항목의 점수도 9.38점이나 됐다.
이를 합산한 예술점수 38.37점은 지난해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기록한 자신의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 예술점수(34.85점)를 훌쩍 뛰어넘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