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역시 강심장이었다.
국내 마지막 무대에서 비록 몇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연기는 이마저도 잊게 할 정도였다.
김연아는 5일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05점과 예술점수(PCS) 77.21점을 합해 147.26점을 받았다.
이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받은 역대 최고 기록(150.06점)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148.34점에 이어 김연아가 작성한 세 번째로 높은 점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게 비공인 세계기록(80.60점)을 선사한 심판진은 이날도 끝없는 가산점 행진으로 '소리 없는 찬사'를 보냈다.
중반까지 이어진 완벽한 연기에 높은 수행점수(GOE)가 이어졌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1.66점의 GOE를 준 심판들은 다음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 2.01점을 더줬다. 이어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1.49점의 GOE를 받았다.
첫 세 번의 점프로만 기본점 외에 5.16점이 더해진 것이다.
경기 절반이 넘어가 뛰어오른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에는 이날 최고 GOE인 2.10점이 매겨졌다.
김연아는 다음 점프인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가운데 마지막 루프 점프를 뛰지 못하는 실수를 했지만 두 번의 점프가 충분히 뛰어났다고 판단한 심판진은 여기에도 0.88점을 더해줬다.
이어진 트리플 살코에서는 GOE 1.40점이 추가됐다. 김연아는 이날의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1회전 밖에 뛰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점프에는 0.05점의 GOE가 붙었다.
이날 김연아는 세 번의 스핀 가운데 두 곳에서 최고수준인 레벨4를 인정받았고,레이백 스핀에서 다음 수준인 레벨3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크로아티아 대회에서 레벨1밖에 받지 못한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최고레벨을 인정받고 1.00점의 GOE를 받은 것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김연아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스텝 시퀀스도 레벨4를 인정받았다. GOE도 무려 2.01점이 붙었다.
김연아의 점수를 끌어올린 더 큰 힘은 특유의 표현력에 있었다.
예술점수를 구성하는 5개 항목에서도 모두 9점을 넘겼다.
해석 항목에서 가장 높은 9.75점을 받았고, 안무·구성 항목에도 9.72점이 찍혔다. 스케이팅 기술이 9.69점, 연기·수행 항목이 9.66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전환·풋워크 항목의 점수도 9.44점이나 됐다.
역시 김연아는 작은 실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정된 동작을 이어갈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다시한번 인식시키기에 충분한 대회였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