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가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제동을 걸었다.

서구는 6일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 권고대로 공장 증설 공사를 중단하라고 SK인천석유화학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영규 서구 부구청장은 회견에서 "현장 시설물에 대한 안전조치 등을 선행하고서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시 감사에서 지적한 위법 사항을 없애도록 SK 측에 이달 중순께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부구청장은 "시 감사에서 적발한 사안만으로도 공사 중단 명령 사유가 된다"며 "공사 중단 기간은 위법 내용을 바로잡을 때까지"라고 했다.

민구 서구 경제지원과장은 "서구는 공사 승인 취소가 가능한지 등을 명확히 하려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며 "결과에 따라 앞으로 조치는 추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서구는 지난달 시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사후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지 않은 데 대해 SK 인천석유화학에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리는 등 행정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주민과 함께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그동안 제기해 온 환경·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사회 상생 방안을 마련하도록 SK인천석유화학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이 증설 중단 통보에 반발해 소송을 걸어올 때에 대비해 법률 검토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 엄마들의 모임'의 한 회원은 "공사 중단 통보 시점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연 게 미심쩍다"며 "서구는 확실한 근거를 기반으로 공사 중단을 통보해 공장 준공률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인천석유화학의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히 통보받은 내용이 없어서 의견 결정을 안 했다"며 "조만간 뜻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원유를 정제해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공장을 올해 초부터 증설하고 있다.

공장 인근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공장을 증설, 환경적인 유해성이 우려된다며 공사에 반대해왔다.

시는 지난달 5일 공장 증설 인·허가 기관인 서구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작물 무단축조, 제조시설 면적 신고 누락 등 SK인천석유화학의 위법 행위와 공장 증설 편법 승인, 사후 관리 소홀 등 서구의 잘못을 지적했다.

시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공장 증설 중단을 명령하라고 서구에 지난달 18일 통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