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동방신기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SM타운 위크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나이 드니 전자음보다 밴드음악 좋아
친근해진 사운드 우리만의 색 찾고파
대박보단 후배에 귀감되는 해 됐으면


데뷔 1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가 눈의 힘을 풀고 어깨를 여유롭게 떨어뜨렸다.
6일 발매한 7집 '텐스'(TENSE)의 타이틀곡 '섬싱'(Something)은 음악도, 무대 위 멤버들의 표정도 한층 친근해졌다.

'섬싱'은 빅밴드 사운드의 스윙 장르로 전자음과 랩을 줄이고 밴드 사운드에 보컬을 부각시킨 곡. 추상적인 영어 노랫말에서 벗어나 가사도 친숙해졌다. 덕분에 후렴구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와 듣기 쉽다.

방송 무대에서 줄을 이용한 고난도 퍼포먼스는 여전히 임팩트 있지만 멤버들은 흥겹게 리듬을 타며 윙크를 하거나 엉뚱한 표정도 짓는다.

전작인 5집 '왜(Keep Your Head Down)'와 6집 '캐치 미(Catch Me)'에서 'SMP'(SM Music Performance:SM이 만든 장르로 역동적인 댄스를 특징으로 한 음악)의 틀을 답습했기에 변화가 뚜렷이 감지된다.

최근 KBS 2TV '뮤직뱅크' 대기실에서 만난 유노윤호는 "저희도 나이가 들었는지 전자음보다는 리얼 밴드 사운드가 더 좋아지더라"며 웃었다. 마침 보컬과 어쿠스틱 사운드가 강점인 윤하가 다가오자 "윤하씨 앨범 정말 열심히 듣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두 멤버는 "우리가 그간 대중적인 음악을 들려주지 못했다"며 "'섬싱'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처음으로 호감있는 반응이더라. 하하. 그전엔 멋있는 곡이었다면 이번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란 댓글이 많았다"고 말했다.

빅밴드 사운드를 택한 이유는 지난 10년간 라이브 밴드와 함께 공연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유노윤호는 "해외에서 라이브 밴드와 공연한 부분이 컸다"며 "'이걸 우리 무대에서 표현한다면'이란 생각을 했다. '요즘은 이런 스타일이 없으니 옛 스타일을 현대화하면 좋지 않을까',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되 친근하게 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섬싱'을 작곡한)'유영진씨가 이렇게 대중성 있는 곡을 썼대?'란 논란이 있더라"고 웃은 뒤 "동방신기가 나이에 맞게 좋은 쪽으로 힘을 뺐다는 반응이 많아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반응에 기대가 커졌지만 걱정도 교차한다고 말했다.

"기대와 설렘이 크지만 원래 동방신기의 색깔이 워낙 강했기에 걱정도 돼요. 대중성에 맞춰 우리 색을 줄였는데 관객들이 봤을 때 '색깔을 잃었나'라고 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눈에 힘을 빼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좋은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로 인해 동방신기의 신곡이 음원차트에서 선전할지도 기대가 모이는 상황. 지금껏 동방신기를 비롯해 다수의 남성 그룹은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앨범 판매량은 높은 반면 대중에 기댄 음원 차트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두 멤버는 이번 활동의 목표에 대해 '대박'보다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도 동방신기의 대기실에는 걸스데이, 윤하, 빅스 등 후배 가수들이 잇달아 자신들의 앨범을 들고 찾아왔다.

10년간 현장에서 뛴 자부심이 있다는 멤버들은 "후배들을 만나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며 "후배들뿐만 아니라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아티스트 생명이 짧다'는 소리를 듣기 싫다. 올해도 싸이, 서태지 선배님들이 나온다던데 저희 신인 때 활동한 선배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게 기분이 좋고 우리도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이번엔 '대박'이란 뚜렷한 목표보다 '이런 선배들이 있구나'란 귀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