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도 휴가 필요"
암암리 굳어져버린 관행
학부모들 이젠 포기상태
道관계자 "민원 거의없다"


경기도내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방학 등의 명분으로 무단 휴원을 일삼아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가정 학부모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무단 휴원이 불법인 사실을 알고도 관리당국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시 장안구의 한 가정어린이집은 지난달 30일부터 방학을 명목으로 일주일간 휴원했다. 이 때문에 직장에 다니는 A씨는 전주에 사는 친정어머니를 일주일간 집에 모셔와 아이를 맡겨야만 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 항의라도 했다가는 괜히 우리 아이만 밉보일까봐 말도 못 꺼내게 된다"고 했다.

고양시 일산에 사는 직장맘 B씨도 오는 13일부터 네살배기 아들이 일주일간의 방학을 앞두고 있어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몰라 벌써부터 근심이 앞선다.

B씨는 "주변에 아이를 맡길 곳이 전혀 없어 휴가를 써야 할지 고민"이라며 "어린이집에서 방학을 한다는 게 납득이 안 되지만 매년 반복되다 보니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은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방학 등을 이유로 휴원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이를 알면서도 공공연하게 방학을 명목으로 휴원하는 바람에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이 자녀들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도는 지난해 2월 도내 1만3천여곳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무단 휴원 여부를 점검해 겨우 35곳을 적발했다. 더욱이 도는 1년동안 상시단속을 펼쳤지만 휴원 때문에 적발된 어린이집은 단 한 곳도 없어 형식적 단속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원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교사들에게도 휴가가 필요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휴원을 하고 있다"며 "학부모들만 잘 이해시키면 단속에 적발될 일은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휴원을 하는 어린이집에 대해 민원이 접수되면 즉각 단속에 들어가지만, 민원 자체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