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에서 남구 용현동으로 이사한 박정진(26)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문점이 생겼다.

도로명 주소의 전면 시행으로 주소에 '동(洞)' 표시가 없어져 자기가 투표할 선거구 확인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예전에는 내가 부개 몇 동에 살고 있는지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지나가다 선거 홍보 포스터만 보고 후보가 누군지 알 수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잘 알지 못할 것 같다"며 "어디로 가서 투표해야 하는지도 헷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최근에 주소를 옮긴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확한 선거구를 몰라 혼돈을 겪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도로명 주소로 '동' 표기가 사라졌지만 선거구는 기존의 '동' 단위인 채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박씨가 살고 있는 집의 주소는 '인천시 남구 인하로 47번길 35'로 지번 주소로는 '인천시 남구 용현1·4동 167의 20'이다.

이에 따라 시의원 선거는 남구 제3선거구(숭의1·4동, 숭의2동, 숭의3동, 용현1·4동, 용현2동, 용현3동)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투표를 하면 되고, 구의원은 남구 마선거구(용현1·4동, 용현2동, 용현3동)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면 된다.

박씨의 선거구를 도로명으로 표기하면 '인주대로 5~508' 등 수백 곳의 도로를 전부 표기해야 한다. 결국, 선거관리위원회는 기존의 '동'을 기반으로 한 선거구를 그대로 유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박씨처럼 살고 있는 주소의 '동' 명칭에 익숙하지 않은 전입자들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 공보물 우편물에 도로명 주소와 동 명칭을 병기하기로 했다. 또한 선거마다 일부를 변경하는 투표소 위치도 지난 대선 때와 동일하게 운영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도로명 주소 변화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민들도 선거 공보물에 적힌 투표소와 동을 조금만 주의 깊게 확인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