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와 관련, 새누리당이 경기지사 후보 중진 차출론을 꺼냈다가 당사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지도부가 사심(私心)을 채우기위해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는 의혹까지 대두되면서 진영간 갈등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차출론의 당사자는 물론, 이미 출마를 선언하고 현장을 뛰고 있는 주자들의 불만도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관련기사 4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남경필 의원측은 8일 서청원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잇따라(5·7일) 제기한 경기지사 후보 차출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불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남 의원은 이날 경인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나는 수 개월간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위해 준비해 왔는데 이제 와서 경기지사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며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남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5월 치러질 계획이다.

남 의원은 그러면서 "원내대표에 나서려는 사람이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나에게 도지사 출마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으로, 어이가 없다"며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를 어떻게 끌고 가려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지도부를 성토했다.

김 지사는 서 의원의 출마 권유에 대해 수도권 '대패' 분위기를 우려한 진정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미 진도가 많이 나간 상태여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 측근은 "이미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지를 보인 데다, 지난 3일 경기도당 신년하례식에서 도지사 후보군으로 뛰고 있는 정병국·원유철 의원을 연단으로 불러내 자신의 뒤를 이을 훌륭한 후보라고 소개까지 했는데 어떻게 입장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김 지사를 1순위로, 남 의원을 2순위 후보로 각각 올려놓고 계속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기류가 이처럼 중진 차출론, 외부인사 영입론으로 급전환되자 기존에 뛰고 있던 주자들은 "당지도부가 이긴다고 홍보하면서 선거전략을 짜야 하는데, 되지도 않을 일에 매달려 기존 후보의 경쟁력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어느 누가 됐든 자유경선에서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종·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