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상당수 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지자체의 SNS는 소속 단체장 홍보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내보내고 있다. 각 자치단체는 "SNS와 관련된 별도의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SNS로 단체장을 홍보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 3면
경인일보가 인천시와 산하 10개 군·구에서 운영하는 공식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인천시와 중구·동구·남구·남동구·강화군 등 5개 기초자치단체의 공식 SNS계정이 단체장의 사진이나 활동사항 등을 게재하는 등 단체장을 홍보하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 180일 전부터는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단체장의 얼굴 사진이나 활동사항, 사업 실적 등을 게재할 수 없다.

인천시선관위는 홈페이지, 블로그, 인터넷방송국 등 시민이 직접 접속해야 하는 매체는 단체장의 사진 등을 게재할 수 있지만, 트위터 등은 일종의 '이메일'로 볼 수 있어 불가하다고 13일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아직은 각 자치단체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 공직선거법에도 SNS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SNS 예산을 반영, 관련 부서를 만들어 단체장의 사진 등을 SNS에 올리며 단체장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지난 7일 인천시 신년기자회견 소식을 알리며 송영길 시장과 6개 구청장의 사진을 올렸다. 지난 6일에는 송 시장의 사진과 함께 2014년 역점 시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인천시 소통기획관실에서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 '시원소통인천'은 지난 2일 "○○○대화 ○○○번째 주제는 '300만 경제수도, 도약하는 인천' 이쯤 되면 누가 나오는지 아시죠? 개콘의 '안생겨요' 코너를 보면 떠오르는 울트라캡쏭 잘생긴 시장님이랍니다 딸랑딸랑"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이번 달에만 2차례에 걸쳐 시장의 외부 초청 특강을 알리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인천시 트위터 가입자는 2만7천명이다.

각 기초자치단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인천 남구 공식 트위터 중 하나인 '두레코방송국'은 지난 8일 '청장님의 귀여운(안쓰러운) 노력'이라는 글과 함께 박우섭 구청장이 율동을 하는 동영상을 올리는 등 남구 공식 페이스북에는 이달에도 구청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게재했다.

남동구 공식 트위터도 이달 협약 체결 소식을 전하며 구청장 사진을 2번 게재했다.

중구는 13일 공식 페이스북에 '영종 미개발지역 소2-2호선 1구간 도로개설공사' 소식을 전하며 구청장이 포함된 사진을 게재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2차례 구청장의 활동사항을 전했다.

동구 공식 페이스북도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협약체결, 사업보고 등의 소식을 전하며 구청장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강화군도 공식 트위터에 지난해 12월부터 올 13일까지 영농교육, 제야의 종 타종식 등 행사소식을 전하며 강화군수 사진을 14건 게재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SNS 관련 사항이 없고, 법이 아직까지 SNS를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공직선거법에 준해서 자체 판단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선관위에서도 SNS 관련 지침은 아직까지 통보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홍현기·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