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뿐인 글로벌 아쉬움 토로
영문 홈피 표기오류 방치도
국제행사 음식 등 배려 절실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중앙아시아권 전통 음식점 '투르키스탄'. 식사시간만 되면 이 음식점에는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사람들로 붐빈다.
아프리카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인천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이나 식료품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제도시' 인천의 모습이다.
하지만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은 "인천이 국제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불편한 시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요르단 출신 피라스 알코파히(43)씨는 "한국인들의 시선이 차갑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알코파히씨는 "내가 운영하는 식당에 한국사람들이 들어오더니 외국인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나가버렸다"며 "한국사회는 여전히 오픈 마인드가 아니다. 다 같이 살 수 있어야 국제도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2009년 인천으로 온 우즈베키스탄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나사홀로(32)씨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딸(5)과 아들(3)은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서 유일한 다문화가정 자녀다.
나사홀로씨는 "우리 아이들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한국사람인데도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특별 취급'을 받는 게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공공기관 영문 홈페이지의 잘못된 내용이나 표기는 정확한 오류 수정이 필요하다.
인천시 영문 홈페이지는 이미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GCF에 대해 '한국은 진심으로 GCF와 함께 하길 원합니다(Korea Sincerely wishes to be with the GCF)'라며 아직도 GCF를 유치하고 있다는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수차례의 지적에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홈페이지마저 오류가 생기다 보니 인천에 사는 외국인에게 자칫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외국인들은 또 국제행사를 진행할 때 각국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쉐르자드 자키로브(35)씨는 "지난해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당시 이슬람권 국가 선수들이 할랄푸드(이슬람교도에게 허용된 음식)가 없어 생선만 먹었다고 한다"며 "국제행사를 치를 때 나라마다 다른 종교나 문화적 차이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도에 입주한 국제기구인 UNESCAP(아·태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지역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하예진씨는 "외국인을 위한 여러 제도나 인프라 개선이 앞서 이뤄져야 시민의식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 3월부터 송도국제도시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에게 생활 인프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공무원 후견인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외국인을 우리의 이웃으로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우선돼야 하는 때다.
/홍현기·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