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17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과 집권
탈레반세력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며 주민들이 서
둘러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탈레반의 본거지인 칸다하르에서는 주민의 절반이 넘는 약 10만명이 미국
의 보복 공격에 대비, 이미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이 밝혔다.
수도 카불에서는 지방에 친지를 둔 주민들은 이미 피란길에 올랐으며 피란
가지 않고 남은 주민들은 단파 라디오를 통해 BBC와 '미국의 소리(VOA)''방
송 등으로 외부세계 소식에 귀를 기울이면서 사태전개 과정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이날 영공 폐쇄 조치를 발표하고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 소
속항공기는 물론 모든 외국 국적 항공기에 대한 아프간 영공 비행을 금지했
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카불 당국은 이 조치에도 불구, 아프간 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격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접국인 파키스탄은 아프간에 대해 식량을 제외한 모든 물품의 교역
을 중단시켰으며 북서부 국경지역에 경찰력을 증강, 아프간에서 넘어오는
난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등 사실상 국경을 봉쇄했다.
또 중국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양국과 접하는 국경을 폐쇄했다.
[카이로·트리폴리·테헤란·암만 ●·AP·AFP=연합] 피랍 여객기 테러공격에대
한 미국의 '전쟁수준''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아랍권 국가들은 대부
분 미국의 테러응징 노력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군사행동에는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5일자 관영 일간지 '알 아흐람''을 통해
“국제적으로 힘을 모아 테러를 응징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특정
국가들이 동맹군을 구성해 특정국가를 공격하는 것은 국제적인 테러억제 노
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대표적 테러지원 국가인 이스라엘을 일
차적으로 응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처럼 아랍권 국가, 심지어 친미 국
가들조차 군사행동 동참을 꺼리는 것은 아랍권 국가에 대해 테러에 버금가
는 기습공격을 번번이 저지르는 이스라엘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상황
에서 같은 아랍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
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