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단체장이 6·4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해 이른바 '무주공산'이 되어버린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차기를 노린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19일 현재까지 김범일 대구시장·염홍철 대전시장·김완주 전북지사가 각각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문수 경기지사도 차기 대권도전을 내세우며 사실상 3선 도전 포기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허남식 부산시장·박맹우 울산시장·박준영 전남지사는 '3선 연임 제한(4선 금지)'으로 선거에 나오지 못한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체 광역단체 16곳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곳이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특정 후보의 독주 체제보다는 후보군 난립 속에 예선전부터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 수도권-중원…野 단일화 관건 = 경기지사 경쟁이 가장 뜨겁다. 특히 역대 경기지사들의 대권도전이 잇따라 '대선후보 등용문'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관록 있는 중진들의 각축장이 됐다.

새누리당에선 4선의 원유철·정병국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5선인 남경필 의원과 3선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차출설도 계속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원혜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3선의 김진표 의원도 21일 출마를 선언한다.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도 이미 도전장을 냈다. 김영환 이석현 이종걸 박기춘 의원 등 중진들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진영'에서는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김상곤 경기교육감 영입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정치적 중원'인 대전시장 선거에는 8~10명의 후보가 대거 도전장을 냈다.

새누리당에서 이양희 전 의원, 이재선 전 의원,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등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여온 박성효 의원, 정용기 대덕구청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도 조만간 출마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힌 가운데 본인의 불출마 의사에도 불구하고 박병석 국회부의장의 차출론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안철수 신당' 쪽에서는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여야 간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판세인 만큼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 간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영·호남…경선 구도 속 '安風' 주목 = 여권의 '텃밭'인 영남에서는 광역시 3곳 모두 현역단체장이 선거에 나오지 않게 됐다. 새누리당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주성영·권영진·배영식 전 의원, 이재만 동구청장, 심현정 전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 등 5명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조원진 의원도 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선 김부겸 전 의원이 2012년 4·11총선에 이어 다시 '지역주의 장벽'에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울산시장 선거에선 현역의원 가운데 새누리당 정갑윤(4선), 강길부·김기현(3선)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두환 전 의원과 김두겸 남구청장은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서병수(4선) 박민식(재선)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혔고 유기준(3선) 이진복(재선)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도 출사표를 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전 최고위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경쟁하고 있다. '안철수 진영'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부산시장 선거전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하지만 정작 오 전 장관은 아직은 '안철수 신당행'보다 '통 큰 연대'를 강조하며 '범야 무소속 후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대결 구도 속에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전남지사 선거는 4선인 이낙연 의원과 3선인 주승용 의원 간 맞대결로 흐르는 가운데 박지원 의원의 가세 여부가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진영에선 김효석 전 의원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전북지사 후보군으로는 김춘진(3선) 유성엽(재선) 의원, 송하진 전주시장, 임정엽 완주군수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거물급'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략공천 여부가 막판 변수로 꼽힌다. 안철수 신당후보로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강봉균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