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카드, KB카드, 롯데카드 등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수천만명의 개인정보 유출(경인일보 1월 20일자 6면 보도)이후, 경기·인천지역에서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또 각 카드사들이 마련한 정보유출 확인 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다운되는가 하면, 시중은행에서는 카드 해지나 재발급을 요구하는 고객들 때문에 은행업무가 마비되는 등 정보유출의 후유증이 잇따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박모(39)씨는 "지난 12일 두 차례에 걸쳐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황급히 카드를 정지했다. 400유로 가까이 결제됐다. 아무래도 이번 카드정보유출과 관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30·인천시 부평구)씨는 "며칠 전부터 온라인 도박사이트 등에서 보낸 스팸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평소엔 거의 오지 않던 스팸문자가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오고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언론을 통해 NH카드 정보유출 소식을 접하고 농협에 확인해 보니 내 이름과 주민번호, 카드번호, 휴대전화번호, 자택주소 등 14개의 항목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시 영통구의 정모(46·여)씨도 "자녀들의 급식비가 나가는 체크카드 계좌에서 게임머니가 결제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자꾸 결제가 이뤄져 카드사에 전화했는데, 계속해서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속상해 죽겠다. 빨리 카드를 정지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보유출 대응을 위해 20일 카드 3사 홈페이지에는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사과문과 스미싱 주의 안내문, 고객정보 유출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었지만,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Not found'라는 에러메시지만 뜨고 제대로 홈페이지가 작동하지 않았다. 3사 모두 고객상담센터 전화 또한 계속해서 불통이었다.
이에 참다못한 고객들은 농협과 국민은행, 롯데카드를 발급하는 백화점 등을 찾아 정보 유출에 대해 항의하거나 카드해지, 재발급 등을 처리해 달라고 몰려들어 일반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까지 나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선회·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