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주민들 "승인 취소를"
협력업체, 피해대책 있어야
SK인천석유화학이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인천시 서구의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 공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시 서구청이 요청한 사안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공사를 중지하고, 위반사항 치유와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SK측은 이어 "공사 중단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됨에도 불구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공사 중단을 계기로 공장 증설과 관련한 논란이 조속히 종식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구는 지난 16일 SK측에 PX공장 전체 구조물과 설비의 안전을 고려해 위반사항이 해소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SK측은 공사 중단기간동안 서구가 현장검사에서 미신고 공작물 17기를 적발, 행정조치를 내린 사안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게 된다.
SK측은 또 PX공장의 안전·환경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상생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SK측은 구체적인 공사중단기간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에서는 SK의 PX공장 증설과정에서 지적받은 비슷한 면적의 미신고 공작물 행정처리과정을 고려하면, 공사 중단기간은 한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는 오는 23일부터 2~3일 동안 사전 안전조치를 실시한 뒤, 공사 중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SK의 공사 중단 결정에 따라 공장 증설을 반대해 온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공장 승인이 취소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SK 인천석유화학(주)의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 대책위' 관계자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안을 늦게나마 SK측이 받아들인 점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단 공사를 중단한 SK측과 대화는 진행하겠지만 주민들의 힘을 모아 공장 승인이 취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증설 과정에 참여하는 협력업체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공사 중단이 길어지게 되면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우리(협력업체)의 손실이 클 것이라는 것을 SK 측에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책 마련을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SK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공사 전면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며 "협력업체들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