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카드사들이 '정보유출'을 확인해 주기위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또 다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요구하고 있어 고객들이 분노하고 있다.

정보유출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또 한번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를 해야 하는데, 이 정보 역시 어디로 넘겨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앞다퉈 말하고 있지만 이미 수차례 신뢰를 잃은 카드사들에 대해 대다수의 고객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의정부에 사는 권모(53)씨는 "아침에 농협·국민·롯데카드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3개사 모두 각각 12~14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보 유출을 확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제 정신이 아닌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모(57·성남시 분당구)씨도 "카드사들이 잘못해 놓고 고객에게 다시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다"라며 "행정적 편의를 위해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회사에서 직접 피해 내용을 확인해서 피해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 앞으로 내 정보가 어디로 팔려나갈지 불안하기만 하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각 카드사 관계자들은"개인 정보 유출 조회시 수집한 정보들은 유출 확인이 된 이후에는 전부 삭제된다"며 "이런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고객들의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이 있을 수도 있고 이름이 변경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NH농협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는 지난 20일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유출 조회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3사 모두 '고객님께 사과드린다'는 문구와 함께 '개인정보 수집 동의'항목에 체크를 해야 하고,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 휴대전화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만 조회를 할 수 있게 했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