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남자 알파인 스키로 출전하는 국가대표 정동현.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20위권 진입을 노린다. /연합뉴스
동계체전 3관왕·성창컵 우승
2011아시안 12년만에 金따내
"경기운영 좋아져 성적 자신"


"한국 알파인 스키를 세계에 알리겠다."

 
'남자 알파인 스키 간판' 정동현(26·경기도체육회)은 저변이 얕은 한국 알파인 스키에서 자리를 굳게 지킨 선수다.

그동안 한국 스키는 '스키 강국' 유럽은 물론 일본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선수층과 열악한 환경으로 늘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정동현은 어릴 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으며 한국 스키의 자존심을 지켜줄 기대주로 성장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선수로 활동한 그는 4학년 때 동계체전에서 '선배'들을 물리치고 3관왕에 오르는 등 '스키 신동'으로 불렸다.

또 2004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해 많은 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에서도 통할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독 가장 큰 대회인 올림픽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정동현은 2005년 처음 출전한 성인부 국제대회인 일본 오타루 알파인스키 대회 회전에서 1위에 올라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따냈다.

하지만 국가대표 소집에 응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는 이유로 2년간 종합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후 천신만고 끝에 2009년 국가대표로 다시 돌아온 그는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대회전 5위, 슈퍼대회전 9위에 올라 가능성을 입증한 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회전 종목에 출전해 올림픽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그러나 대회 직전 오른쪽 허벅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코스를 완주하지도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굴하지 않은 정동현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자신의 주력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이 열리지 않았으나 슈퍼복합에서 우승하며 1999년 강원 대회 2관왕 허승욱(현 스키협회 알파인위원장) 이후 12년 만에 알파인스키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2013년 동계체전에선 일반부로 처음 출전해 슈퍼대회전과 회전, 복합에서 모두 1위에 올라 3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건재함을 뽐냈다.

또 정동현은 지난 1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4 성창컵 국제 알파인스키대회 남자 회전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정동현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 계획이다. 한국 알파인스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허승욱이 결선에 올라 21위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선 김형철이 28위에 오른 바 있다. 이를 뛰어넘어 사상 최초로 20위 내에 진입하는 것이 소치에서 한국 알파인스키의 과제다.

서구적인 신체조건에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정동현은 그 목표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꼽힌다.

정동현은 "밴쿠버 때는 부상 탓에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4년 전보다 경기 운영이 좋아졌고 국제대회에서 20위권에 진입한 경험도 있어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