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귀에 싹이 돋도록 들리는 소리가 '가창오리'지만 '가창'이 도대체, 대관절 무슨 뜻일까. '노래 부른다는 가창인가, 노래하는 창녀인가' 등 네티즌의 의문이 넘쳐난다지만 사전에도, 어디에도 답은 없다. '나는 가수다'라는 모 TV 프로의 심사위원들이 입만 열면 "가창력이 어떻다"고 했지만 가창오리의 '가창'이 '歌唱'은 아니다. 시베리아 바이칼 물오리(Baikal teal), 학명이 '아름다운 오리'라는 뜻인 '아나스 포모사(Anas formosa)'는 충남 서산시의 시조(市鳥)이자 대구 달성군에 가창면이 있어 거기에도 질문이 쇄도, 곤욕을 치른다지만 글쎄다. 한 조류 전문가가 말했다. "일본, 대만에서도 많이 발견됐고 얼굴에 태극무늬가 있어 둥글다는 뜻의 일본말이 결합된 게 가창오리"라고. 하지만 아니다. 일본어 가창오리는 '토모에가모(巴鴨)'고 '토모에(巴)'가 '물건이 원형을 그리며 도는 모양'이긴 해도 그 '원형'과 '가창'은 연관성이 없다. 별칭인 '아지가모'라는 말도 그렇다.
'조류 인플루엔자' '조류 독감'을 굳이 영어 '에이비언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의 약칭인 'AI'라고 하는 이유는 또 뭐며 '고병원성'은 또 무슨 뜻인가. HPAI(highly pathogenic AI)라고 칭하는 고병원성(高病原性)은 사람에게도 전염이 가능한 강한 병원의 성질'이고 '저병원성'은 그럴 가능성이 없는 병질이다. 지난 22일 중국 질병대책센터(CDC)의 까오푸(高福) 부센터장은 "이미 200여명이 감염, 50여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런 조류 독감이 다름 아닌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고 대만, 베트남 사망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반도의 H5N8형이 고병원성은 아닌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충남을 거쳐 수도권까지 퍼졌고 폐사율이 높은 닭까지 전염됐다니 문제다.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투오넬라의 백조' 등 그런 고상한 백조도 오리과 새들이고 신랑신부, 원앙금침 등 정겨운 필조(匹鳥)도, 원앙이사촌도 오리과에 속한 새들 아닌가. 흑부리오리, 황오리, 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비오리 등도 전염될까 걱정이지만 무더기 살(殺) 처분을 해야만 하는 오리 농부들의 심정이야 오죽 참담하랴.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