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돔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과 멕시코의 평가전. 홍명보 감독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월2일 미국을 상대로 미국 원정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는 2월2일 오전 7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스텁 허브센터에서 열린다.

13일 브라질 이구아수로 전지훈련을 떠난 한국 축구 대표팀은 22일 장소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옮겼으며 이후 코스타리카(26일), 멕시코(30일)와의 평가전을 치렀다.

대표팀은 이번 미국과의 경기를 끝으로 2주 남짓한 전지훈련을 모두 마치게 된다.

마지막 미국전을 앞둔 대표팀의 분위기는 썩 좋은 편이 못 된다. 코스타리카와의 올해 첫 A매치를 1-0 승리로 장식해 상쾌하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멕시코에 0-4 완패를 당했다.

자칫 미국을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이제 반년도 채 남지 않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불안감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이번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국내파 선수들의 본선 경쟁력을 시험하는 등 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 과정으로 삼겠다는 것이 홍 감독의 기본 구상이지만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참패를 당한 바람에 미국전은 결과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런 까닭에 베스트 11을 모두 내보내는 총력전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공격진은 코스타리카, 멕시코와의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김신욱(울산)과 이근호(상주)가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양쪽 날개의 경우 김민우(사간도스)와 고요한(서울)의 1차전 조합이 염기훈(수원), 김태환(성남)이 나선 멕시코전 때보다 나았다는 평가다.

중원의 미드필더 역시 1,2차전과 변함없이 박종우(부산), 이명주(포항)가 주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이고 수비도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강민수(울산), 김기희(전북), 이용(울산)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다만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로부터 거친 반칙을 당한 이용의 몸 상태에 따라 박진포(성남)가 2차전에 이어 선발 출전할 수도 있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 지역인 골키퍼는 1,2차전에 연달아 김승규(울산)가 선발로 나오면서 정성룡(수원)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14위로 53위인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의 앞선 평가전 상대였던 멕시코(21위), 코스타리카(32위)보다 순위가 앞선다.

1980년대 후반부터 독일 축구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한 위르겐 클린스만(50)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과 인연이 깊은 편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이 혼자 두 골을 넣은 독일이 홍 감독의 만회 골로 끈질기게 따라붙은 한국을 3-2로 물리쳤다.

두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다시 마주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G조, 한국은 H조에 속해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16강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조국인 독일을 상대해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한 상태다.

미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는 단연 랜던 도노번(32·LA 갤럭시)이다.

A매치 통산 57골을 넣어 미국 선수 가운데 A매치 최다 골 기록을 가진 도노번은 이번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골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2년 1월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선수다.

한국은 미국과의 상대 전적에서 5승3무2패로 앞서 있다.

최근 맞대결은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로 당시 1-1로 비겼다. 안정환이 동점골을 넣고 '오노 세리머니'를 했던 바로 그 경기다. /카슨 <미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