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멕시코전 대량 실점에 대해 수비 조직의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스텁 허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4골을 줬지만 수비 조직적인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며 "개인의 판단 실수가 컸기 때문에 수비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0-4로 졌다. 2일에는 스텁 허브센터에서 미국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고 귀국길에 오른다.

홍 감독은 "미국전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태지만 꼭 완벽한 조건에서만 경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해보는 것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쁘지 않다"며 "내일 경기는 그동안 훈련한 모든 것을 발휘한다는 자세로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네 골 차로 크게 패하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홍 감독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지금까지 팀을 운영하면서 선수들의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4-0이라는 결과를 놓고 나오는 주위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선수들은 스태프들이 감동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선수들을 감쌌다.

국내파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에 대해서도 홍 감독은 "짧은 기간에 그런 동기부여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며 "멕시코전에 이어 미국전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전 선발 출전 선수 기용 방법을 놓고는 "이번 전지훈련과 평가전에서 중요한 것은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대한 부분"이라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들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배려하기보다 꾸릴 수 있는 최강의 베스트 11을 내보내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홍 감독은 "이번 세 차례 평가전 일정이 월드컵 본선과 비교하면 휴식일이 하루씩 짧다"며 "이 선수들이 짧은 회복 기간을 이겨낼 수 있는지 점검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미국은 체력적으로 뛰어난 훌륭한 팀"이라며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감독은 "우리도 브라질 전지훈련을 소화했는데 그 결과를 시험해볼 좋은 기회"라며 "한국의 최근 두 차례 평가전을 지켜봤지만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있고 빠른 팀"이라고 말했다.

독일 출신 클린스만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16강에서 한국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내일 좋은 경기를 해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카슨(미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