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위반등 4대 무질서
지난해 7만8천여건 단속
AG 개최지 교통질서 '먹칠'
작은 법규 위반부터 안해야


 
교차로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바뀌어도 앞선 차량의 뒤를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는 차량들. 인도에서 요리조리 사람을 피해 달리는 오토바이. '깜빡이(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무작정 끼여드는 얌체 운전자. 정지선을 훨씬 넘어 횡단보도까지 점령한 차량….

우리가 도로에서 하루에 몇번 씩이나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또 운전자라면 한 번쯤은 이같은 '꼴불견 운전'의 당사자가 된 적이 있을 것이다.

인천을 찾은 외국인들이 공항이나 항만에서 목적지로 가기 전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도로. 인천에 대한 첫인상은 이들이 지나가는 길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천 도로의 현실은 어떨까.

지난달 15일 오후 인천 남구 용일사거리 인근 4차선 도로. 배달용 오토바이를 몰던 이모(18)군은 끝차선인 4차로를 달리다 갑자기 인도로 올라타 주행하기 시작했다.

골목길로 빠르게 들어가려면 줄줄이 이어진 차량을 뒤따르는 것보다 인도를 달리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이군은 그러나 길을 가던 장모(64)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오토바이로 장씨를 덮치는 사고를 냈다.

앞서 같은달 7일에는 이모(32)씨가 몰던 승용차가 남동구 간석홈플러스 인근 편도 2차선 도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해 유턴하다가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씨는 유턴 신호가 있는 도로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자 기다리지 못하고 핸들을 꺾었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교통사고는 운전자들이 기초적인 교통법규를 무시한 결과이다. 조금 편하자고, 몇 분 일찍 도착하자고 한 행동이 이같은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2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집중 단속하고 있는 '교통 4대 무질서', ▲꼬리물기 ▲정지선 위반(신호위반·보행자보호위반) ▲끼여들기 ▲이륜차 인도주행 등에 대한 지난해 단속건수는 모두 7만8천93건. 정지선 위반이 3만2천660건으로 가장 많았고, 끼여들기(2만7천290건), 꼬리물기(1만2천235건), 이륜차 단속(5천908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12년 4만2천780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표 참조

국제도시 인천의 첫인상을 좋게 만들기 위해선 운전자들의 기본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에 대한 '양보운전'은 단순한 배려심의 문제가 아니라 현행 '도로교통법'에 명시된 엄연한 준수사항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라서 특히 외국 손님들도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외국인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마주하는 곳은 호텔이 아닌 도로다"라며 "도로는 '도시의 얼굴'이라는 생각을 갖고 시민들이 교통질서를 잘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고가 작은 법규위반으로 빚어지는만큼 내 가족 뿐 아니라 남의 가족도 지킨다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