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을 거르는 초등학생에게 전달할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새마을부녀회원.
[부천] “한창 먹고 자라야할 어린이들이 끼니를 거르는 것이 안타까워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주위의 관심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난 3년간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의 점심을 챙겨줄 수 있었습니다.”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새마을부녀회원들에게는 점심을 챙겨줘야 하는 자식이 10명이 넘는다.
이동분 회장을 비롯 새마을부녀회원들은 초등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급식비를 내지 못해 점심을 거르는 학생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4년전부터 관내 결식학생에게 '희망의 도시락'을 전해주고 있다.
98년부터 시작한 희망의 도시락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10~15개씩 전달했으며 지금까지 정성들여 만든 도시락만도 1만개를 훨씬 넘고 있다.
희망의 도시락이 누구에게 전달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굴을 맞대면 사춘기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걱정때문에 학교에서 파악한 결식학생 수만큼 도시락을 만들어 수위실까지 전달해 주고 다음날 깨끗이 비워진 도시락을 찾아올 뿐이다.
“도시락을 만들어 주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도시락 쌀 장소를 찾기위해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회원들의 집을 돌아가며 도시락을 만들어 전했으나 지금은 도당동 주민자치센터 한 켠에 번듯한 주방시설을 갖춰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회장과 함께 희망이 담긴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회원들은 이집저집 전전하며 어려움을 겪던 과거에 비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눈치다.
그러나 부녀회원들은 비록 적은 숫자지만 매일매일 10개 이상의 도시락을 싸는데 소요되는 만만찮은 비용때문에 이일저일 가리지 않고 자금을 마련하기에 바쁘다. 설에는 가래떡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도당동 벚꽃축제와 동행사에도 어김없이 나와 바자회나 음식마당을 펼친뒤 자금을 틈틈이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부천관내 모든 초중학교까지 급식을 확대 실시할 예정이지만 어려운 경제때문에 결식아동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부녀회원들의 마음은 더욱 아프다.
그렇기 때문에 부녀회원들은 도시락싸기를 그만두지 못한채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마다 결식아동 숫자가 늘어나 일도 많아지고 비용도 만만찮습니다. 시에서도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확대가 절실합니다.”
누구에게 전달되는지도 모른채 자신들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부녀회원들은 “결식아동에 대한 시의 지원이 확대되면 앞으로 독거노인과 모자세대에게 또다른 사랑을 전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